인생2막 전원생활

짙은 안개 속의 잼난 놀이

꿈낭구 2021. 3. 13. 09:23

2021년 3월 13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온세상이 뿌연 안개로 휩싸여 있더니

해가 쨍 뜰 시간인데도 여전히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어요.

문그로우라는 묘목을 엊그제 하동에서 사다 심었어요.

울타리용 조경수로도 좋다는데

추위에도 강하고 시원스럽게 자라면 예쁠것 같아서요.

나무가 자랐을 때를 생각해서 위치를 정해 심어얀디

남푠은 항상 어느정도 키우다가 옮겨심을거라며

이렇게 턱허니 담장쪽이 아닌 앞쪽 화단에다 심어놓았네여.

이거 보니까 예전에 블루버드라는 나무 생각이 났어요.

어느해 엄청났던 태풍에 쓰러져서 결국 죽고 말았지만

이 문그로우를 본 순간 그 나무가 생각나서

작은 묘목 하나를 9,000원에 사왔어요.

좀 싸면 담장쪽으로 울타리 처럼 심으면 좋을텐데...

캐나다 여행하면서 보니 이런 종류의 나무를 울타리 삼아

집집마다 촘총히 심어 사생활 보호도 되고

시원스럽고 멋지기도 해서 부러워했었거든요.

암튼 울집으로 이사온 기념으루다 인증샷을 찍었씀다.

냉이도 아닌것이 냉이 인냥...

산수유는 비오는 날이 역시 젤루 운치있고 이뻐요.

엊그제 내린 봄비가 수정구슬 처럼 매달린 모습을 담아봤지요.

뿔남천을 작년 요맘때 매화마을 꽃놀이 갔다가 오는 길에

하동에서 사다 심은것인데 뾰족한 가시 때문에 담장 아래 심었더니

그늘이 져서 그런지 여전히 난쟁이 입네당.

겨울에도 새파란 잎이라 썰렁한 겨울 정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아이지요.

남천 보다는 오히려 얼핏 보면 호랑가시잎과 비슷해요.

 

봄꽃으로 작고 귀여운 이런 풀꽃들도 사랑스러워서 눈을 맞추고요.

철쭉 아래 노루귀 곁에서 세들어 사나 봅니다.

꽃마리 인줄 알았더니만...

싸리나무 좁쌀같은 새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나는데

연초록이 참 싱그러워요.

아직도 짙은 안개에 갇혀있는 나무들이

비를 맞은듯 젖어있네요.

다정큼나무.

이 묘목도 하동에서 엊그제 검색해보구서 꽃이 예쁘다며 사왔는데 

얘도 임시로 햇볕 많이 받는 구역에다 심어놨네여.

상세검색을 해보니 아쿠야...

제주도와 전남, 경남 지방까지 주로 남부지방에 알맞는 수종이라네여.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샀어얀디...

겨울에 월동이 어려울텐데 겨울 동안에는 화분에 심어서

거실로 들여놓아얄것 같네요.

베란다가 없으니 겨울철 이런 화분관리가 어려운뎅...

지난번 강추위에 냉해를 입어 잎이 누렇게 변해버렸네요.

잎 사이사이로 눈이 쌓여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쓰러져 눕게 생긴것을 끈으로 묶어서 곁에 있는 단풍나무에 의지해

세워두었는데 아무래도 잘 살아나려나 걱정입니다.

산수유는 안개 속에서 더 노랗고 또렷하게 보여 이쁘구만요.

진달래 꽃망울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

엉킨 실타래 같이 거미줄이 이슬에 젖어서 거푸집을 만들었네요.

몇해 전 봄날 화개장터에서 사다 심었던 홍매화도 벙글어졌고요.

거미줄은 짙은 안개에도 끄덕없나 봅니다.

집 짓느라 수고했을테니

거미는 아직 취침중이겠지요?

모란으로도 불리우는 목단이 머지않아 시원스러운 잎이 펼쳐질것 같아요.

집 지을때 엄마가 심으셨던거라 나이로 치면 꽤 됐는데

딸랑구 어린 시절 어린이날에

이 모란꽃이 탐스럽게 피면 꽃속에 세워두고

사진을 찍곤 했었는데 그때도 아이 보다 컸었거든요.

옆집 살구나무도 꽃눈이 빨갛게 생기기 시작했어요.

너무나 크게 자라서 지붕 보다 훨씬 높아서

담장 넘은 가지를 태양광 판넬 때문에 지난 가을에 조금 잘라줬어요.

나뭇잎과 열매가 떨어져서 홈통이 막히고

옥상 배수구가 막혀서 불편함을 감수해야했는데

태양광 판넬을 지붕위에 설치해야해서 양해를 구하고

너무나 넘어온 가지들을 정리를 일부 했는데도

높은 가지들은 어쩌지 못했네요.

앵두나무 아래 양지바른 둔덕에서 자라는 딸기에도

안개로 인한 이슬방울들이 보석처럼 매달려 있네요.

영롱한 보석같은 물방울들을 그대로 담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쪼그리고 앉아서 눈을 맞추며 찍느라고

글두 나름 애를 썼답니다.

꽃들 출석부르러 나갔다가 흠뻑 빠져서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이 보다 더 예쁜 보석이 또 있으랴.

넘 즐거웠어요.

매화도 곧 꽃이 피기 시작할테고

향기로 가득한 울집 뒷뜨락에서 머물게 될 날이 많아지겠죠?

어릴적 고향집 옆마당에 아름드리 매실나무가 있었지요.

나무에 올라가면 저 멀리 앞동네까지 다 내려다 보였는데...

거기 그네도 매고 나무에 올라가 소꿉놀이도 하고 놀았드랬지요.

학교 갔다 오면 향기로운 매화꽃에 취할 지경이었어요.

거미줄에 주렁주렁 매달린 이슬방울들을 보니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가 생각났어요.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 마다 총총

방긋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엉겅퀴 가시도 이슬에 홈빡 젖었구만요.

어느새 담장 아래로 종지꽃이 수줍게 피었네요.

냉동실 꽃얼음을 그만 아끼고 

꺼내서 써먹어도 되긋어라.

예쁜 꽃전으로

꽃얼음으로

샐러드로도 이제 심심찮게 만나보자꾸나.

산당화가 벙글어져서 여기저기서 야단났어요.

이미 한참 전에 꺾어다가 

산당화 꽃을 피워서 여태껏 즐겼는데

이제부터는 또 한 차례 산당화 꽃 홍수 속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겠네요.

작고 어린 싸리나무에서도 봄을 노래하고 있고요

회양목도 노란꽃을 피웠네요.

이슬에 꽃가루가 젖어서 어쩐다지요?

토종메발톱이 공사중에 시달려서 여기 돌틈에서 자라고 있네요.

히야신스 꽃밭에는

이렇게 망울망울 히야신스들이 

요잇~땡!! 하기를 기다리는 달리기 선수들 처럼

귀를 쫑긋하구서뤼

신호를 지달리고 있네요.

머지않아 히야신스 달콤한 향기에 취해서

어질어질할 날이 올겁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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