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삐용이의 겨우살이 준비

꿈낭구 2021. 11. 23. 18:53

오늘 눈이 내려서 새끼 냥이 한테는
이 추위가 태어나 첫 시련이 되지 않긋나 싶어서
월동대책을 마련해봤어요.

작년 겨울에 냥2와 냥3이가 감기로 번갈아 가면서
거의 죽을뻔 했던걸 핫팩과 따뜻한 옷가지와
담요로 감싸주고 집에 보온재를 넣어주며
지극정성으로 겨우 살려낸 적이 있어서

밖에서 지내는 냥이들 한테는
겨울을 잘 나는게 중요함을 알게 되었지요.

아직 배냇털도 덜 빠진 삐용이에게는
이 겨울이 얼마나 혹독할까요.

멀쩡한 옷을 깔아줄 수도 없고 적당한 게 없어서
결국 남푠이 외출한 틈을 타서
집 속에 넣어준 작은 상자 속에
남푠의 동절기용 등산모자를 집어넣고

바늘로 가장자리를 꿰매 상자에 드나들때
빠져 나오지 않도록 세심한 월동대책을 했어요.

냥이 집 속에 상자를 두 개 넣어줬는데
작은 박스 말고 약간 큰 박스에는
제 레깅스 위에 덧입는 니트치마를 반으로 접어서
겨울 산행때 쓰는 따뜻한 넥워머 속에 집어넣고
촘촘하게 바느질을 해서 방석을 만들어 넣어줬어요.

행여 냥이의 날카로운 발톱이 실에
걸릴까봐서 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느질을 하고
속에 넣은 치마가 뭉치지 않도록 꼼꼼하게 꿰맸지요.

눈발이 날리는데 삐용이의 집 속에 든 상자를 꺼내
박스를 넣어주려는데 계속 애절한 야옹소리로
곁에서 참견을 하더라구요.

ㅎㅎ나무로 만든 집 속에 거실과 침실을
만들어 준 셈인데 

냥이네 거실에도 클쑤마쑤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ㅋㅋ작은 상자엔 옆면까지
기모가 들어있어 따뜻해서 그런지
그 속에 쏙 들어가 앉아있으니
삐용이의 두 귀 끝부분만 보여요.ㅎㅎ
눈발 날리는데 눈을 맞아가며 곱은 손을 녹여가며
냥이를 위해 애를 쓴 보람이 있네요.

눈발이 오후에도 날려서

텃밭의 채소들도 골고루 수확하고

정원의 아까운 장미꽃도 꺾어들고 왔어요.

삐용이가 오늘 밤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테니

이제서야 마음이 놓입니다.

홍옥 사과가 배송되어 저녁 대신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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