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술잔 같은 복수초가
드디어 꽃문을 열었어요.
살짝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오리도
넘나 귀엽지요?
꽃무릇이 영역을 억척스레 넓혀가는 바람에
복수초들이 수난을 겪고 있네요.
나란히 사이좋은 3형제도 귀여워요.
어쩜 이렇게 순식간에 깜찍한 봄인사를
하는지 신기합니다.
분명 어제 오전에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며칠 지나면 이곳은 온통 황금빛으로
눈이 부실텐데 화려한 모습이 기대돼요.
요즘 꽃소식이 올라오기에
궁금해서 가만가만 다가가 쪼그리고 앉았더니
세상에나... 그 여리디 여린 몸으로
흙을 떠밀고 이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더이다.
부드러운 솜털에 그만 숨죽이며 빠져들었네요.
아주 예쁜 핑크빛 꽃송이를 곧 보여줄거래여.
분홍빛 꽃이 어여쁜 노루귀 랍니다.
추위를 이겨내고 이른 봄 말라죽은 잎 사이로 부터
긴 꽃대가 자라나 각각 한 송이씩 꽃이 피는데
이른 봄 눈을 녹이고 피어난다 하여
'파설초'라 불리는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솜털이불 덕분에 봄의 전령사가 되었겠지요?
분홍빛, 청색과 흰색 세 종류가 있어요.
노루귀가 소리도 없이
흙더미를 밀어내고 바깥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었어요.
아직 온 몸이 솜털 투성이.
생명의 힘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화사한 핑크빛 꽃잎을 살짝 보여주네요.
솜털에 묻은 흙을 털어주고 싶지만
야생화의 힘을 믿어볼랍니다.
조만간 '나 여기 있네' 하면서
방긋 웃어주겠지요?
청매는 아직도 애를 태웁니다.
뒷뜰이 아닌 앞쪽에 심었으면
벌써 꽃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거미줄에 포박 당한 거야?
내가 얼마나 설레며 널 기다리는지 알기나 해?
우리집의 또 다른 봄의 전령사인
크로커스가 활짝 피었습니다.
크로커스가 바깥 세상이 궁금했나봐요.
낙엽 이불을 들추고 기지개를 켜던게 엊그제였는데
꽃봉오리가 언제 올라왔었나 몰러요.
이른 봄에 피어나는 품종을 크로커스
가을에 피어나는 품종을 샤프란이라고 한다지요?
아침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
걱정스러워서 나가 보니
앙다문 꽃잎이 제법 야무집니다.
따사론 아침 햇살에 이 작은 꽃송이가
반응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흥미로워요.
크로커스는 잘 생긴 청년이었으나
불멸의 요정 님프 스밀락스를 사랑해서
이루지 못한 사랑에 몸부림 치다가 죽었기에
신이 측은한 마음에 크로커스를 꽃으로 변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꽃말은 '후회 없는 청춘'
알뿌리로 번식하는 크로커스는
가을에 알뿌리를 나눠 심는 붓꽃과에 속하는
식물이지요.
보라, 흰색도 있는데 노랑이가 젤루 먼저
봄소식을 갖고 왔네요.
하필 이 황금회화나무를 옮겨 심은 날
오후부터 강풍이 불어서 안절부절...
잘 뿌리 내리고 자라야 할텐데.
튤립이 제법 씩씩하게 올라오고 있네요.
히야신스와 수선화들도 여기저기에서 고개를 디밀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는데
냥이들 등쌀에 짓밟혀서 고난을 당할까봐
이렇게 접근금지용 망을 설치했어요.
텃밭에는 봄동배추가 서리꽃을 피웠네요.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맛이 더 꼬숩고 달큰해지겠지요?
시금치도 열심히 해바라기를 하는 중입니다.
아...이제 곧 영농(?)을 준비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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