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이른 아침 산책

꿈낭구 2023. 2. 17. 13:49

새벽 4:30분 기상.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서 일어났더니

오늘 아침 일찍 온천에 가기로 했는데

날도 추운데 빈 속으로 가면 힘들지 않겠느냐며

남푠이 뜨끈한 어묵탕을 끓여서 먹고 가잔다.

에공~!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뜨케 새벽 5시에 먹냐고~~

글두 성의를 봐서라도 한입이라도 먹으려니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혓바늘이 서고 

구내염이 생겨서 먹는것이 고통이라 

국물만 한 모금 겨우 삼키고 출발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 없는 새벽 시간에 다녀오려니

차창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영하3℃.

암튼 덕분에 새벽의 한산한 도로를 달려 일등으로 온천욕을 했다.

상쾌한 아침 시간에 온천에서 가까운 편백숲을 걷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얼마 안 되는 숲속에 토종닭들이 있다.

아주 어린 시절에 봤던 알록달록한 닭들이

여기 저기에서 나타났다.

신기해서 멈춰서서 토종닭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니

낯선 이방인이라 그런지 경계태세를 취한다.

이 우람한 장닭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

우렁차게 꼬끼오~!!

아쿠야~! 산에 메아리가 울리도록 목청도 좋다.

수탉의 경계경보에 여기저기에서 암탉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뒷걸음 쳐서 먼발치로 이 토종닭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닭들이 쪼르르~~

포스가 장난 아닌 수탉이 또 한 마리 출몰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우렁차게 꼬끼오~~!!!!

ㅎㅎㅎ먄먄! 

방해하지 않을게.

숲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예전에 없던 멋진 작품이 또 발길을 붙잡는다.

손으로 조각한 작품인가 본데 넘나 귀여워서 

여기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예의가 아닐듯...

그래서 또 잠시 이곳에서 머물렀다.

이렇게 저렇게 숲길을 걸으며 

오래간만에 다시 찾은 우리의 산책코스가

예전 보다 멀어진 것이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자주 찾던 곳이었는데...

울창한 편백숲에서 하루 온종일 누비던 시절이 떠올랐다.

능선 위에서 바라보던 풍경도 떠오르고

그 시절만 해도 산책로가 잘 정비되지 않은 때라

고난이도 코스에 도전하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 당시엔 날다람쥐 처럼 날아다녔드랬다.

숲길도 많이 정비되어 걷기에 편안해서 좋다.

작은 청설모 한 마리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서 이동을 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굽이 굽이 길 모퉁이를 돌아 걷노라니

나이 지긋한 아름드리 오동나무에 집짓기를 하던

딱따구리 생각도 났다.

상쾌한 아침 편백숲에서

우리만의 산책이 여유롭고 즐거웠다.

어느새 해가 떠올라 숲의 빛깔이 달라지고 있다.

 

오늘은 온천욕에 상쾌한 산림욕까지...

눈누난나~! 힐링 지대루 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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