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섬진강변 드라이브

꿈낭구 2023. 4. 7. 09:28

2023년 4월 6일 목요일

종일 날씨가 좀 꾸리꾸리.
섬진강 시인의 '봄비'라는 시를 음미하다가
마음이 동해서 섬진강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안개비가 내리니 사람이 없어 한적해서 좋을거라며
우리의 아주 오랜 단골집에서 다슬기 수제비를 먹고.

시골마을의 작고 아담한 교회 앞마당에

어릴적 보았던 예배당 종이...

고향 생각에 그리움이 왈칵~!

산벚도 아직 예쁘게 피었고

높은 산을 휘돌아가며 행여 맞은편에서 차가 와서
가슴 졸이는 비상사태가 걱정될 만큼 

용궐산 좁은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좁은 산길을 돌고 돌아

드댜 장군목의 길다란 다리가 나타났다.

예전에 비하면 고속도로?

암튼 오래전에 이곳이 널리 알려지기 전엔

비포장도로에 좁고 먼지나는 시골길이었었다.

산 너머에는 비가 오는지 구름이 낮게 드리워졌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다리

중간 지점에서 요강바위를 내려다 보고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탓인지 다리를 건너는데

많이 흔들린다.ㅠㅠ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물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섬진강의 노래가 되고

물가의 좁다란 강변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곳의 바위들은 참 묘하게 생겼다.

바위에 강물이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맑은 날 해가 질 무렵의 풍경이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다리를 건너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른 봄의 정취가 너무나 아름다운 꽃길이다.

하늘은 흐리지만

꽃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에 맞추어

꽃길을 걷다 보니

쑥이 얼마나 많은지...

올 봄에 쑥국도 못 먹고 지나나 했는데

잠깐 쑥을 뜯었더니 금세 한 줌이다.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이 예쁜 강변을 내려서 걷고 싶은 충동이...

물에 잠긴 산 그림자도 멋지고

이 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자전거로 달리기에도 넘나 아름다운 길.

자전거를 배우던 시절에

남푠이 뒤에서 잡아주기로 해놓고

손을 놓은것을 알고 무서워서 넘어지면서

자전거 배우기를 포기하고 만 것이 몹시 후회된다.

대신 편안하게 차로 뫼시니 더 좋지 않느냐고?

힝~!

이렇게나 예쁜 길을...

 

 



오래간만에 시인의 마을에 이르렀다.

아름드리 고목 저만치로 기와집 마당을 가로질러
가시는 모습이 보이던데
작은 툇마루에 앉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한바탕 웃으며 사진을 찍었던 생각이 났다.

마을 앞 섬진강 물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게
아마 그곳엔 비가 많이 내렸었나 보다.

예전에는 정겨운 징검다리를 건넜었는데
시멘트 다리가 놓였다.
아마도 지난 섬진강 물난리로 이곳 징검다리 대신
보다 안전한 다리를 놓은 듯...

물살이 제법 센지 물풀들이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머리를 감는 것 같기도 하고

시멘트 다리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꼭 발칸 여행 중에 들었던 바다오르간 소리 처럼 들린다.ㅋ

가지가 갈라진 부분에 접붙이기를 한 것 같은데

수피는 벚나무 처럼 보인다.

초록초록 돋아난 잎은 복숭아 잎 비슷한데...

그렇담 얘는 홍도화 일까?

복숭아꽃인데 수피가 낯설다.

냉이꽃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그림 같은 봄날의 풍경 속에서

행복한 하루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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