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선물 같은 순간

꿈낭구 2023. 7. 17. 21:07

23년 7월 17일

장맛비로 노심초사 하며 지내다가

모처럼 파란 하늘의 흰구름을 보니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

이게 얼마만의 광경인가...

하지만 하늘 한 켠에는 슬슬 먹구름이 내려앉고 있다.

옥상 데크에서 솜사탕 같은 구름을 바라보며

제발 이대로 장마가 끝났으면...

하늘의 구름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선물 같다는...

이렇게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을 

선물로 주시다니...

하늘바라기로 한동안 이 순간들을 만끽했다.

이 솜사탕 같은 구름들을 보니

아이 어린 시절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구름 타고 하늘나라에 간다던...

이상하게도 하늘이 이렇게 두 가지 표정으로 나뉘어졌다.

점점 낮아지며 짙게 드리워지는 구름이 

멋지게 드리워진 흰 구름을 밀어내려고 몰려오는 것 같다.

하늘에 그려진 멋진 예술작품 같다.

흰구름과 먹구름이 밀당을 하는 느낌이랄까?

2층 계단 창문을 통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음에 감사.

습하고 무더운 오늘의 점심은

콩국수.

내가 참 좋아하는 음식이다.

아래 지역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한바탕 또 비가 퍼부을 기세.

청명한 하늘에 그림 같던 흰구름을 밀어내며

저돌적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게 바로 하늘에서 퍼붓는 물폭탄이렷다.

바람 소리도 흉흉하기 그지없다.

반대편 하늘은 아직 평온한 풍경인데...

구름이 줄곧 모양을 바꿔가며 흘러가고 있다.

이쪽은 이렇게 평화스러운 모습인데...

이제 겨우 빗물에 잠겼던 텃밭의 작물들이 몸을 추스리는데

만만치 않은 기싸움이 벌어질것만 같은 반대편 하늘.

먹구름이 낮게 드리워지며 

흰구름을 집어 삼키려는 듯.

정말 묘한 분위기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흰구름과 먹구름이 맞짱뜨는 광경에

좀 무섭기도 하다.

곧 비 폭탄이 떨어질듯한 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아직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이 얼마나 많은데

또 다시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절로 기도가 나온다.

연합군 처럼 몰려오는 저 먹구름들이

그저 얌전히 지나가기만을...

하늘길이 이렇게 나뉘어진 모습이 신기하다.

다채로운 모습을 보며 어리둥절 하던 중에

서울에 사는 친구의 안부전화가 왔다.

우리 지역에 비가 많이 왔다는데 큰 피해는 없는지

걱정되어 전화를 했노라고...

통화를 하면서도 시선은 줄곧 하늘을 향하고

더 이상의 피해는 없어야겠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부디 얌전히 지나가기를...

반짝 햇님이 이렇게 답장을 주신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세고 굵은 빗줄기가 한바탕 퍼붓기 시작하지만

밤이 아닌 낮 시간이라서 그래도 다행이라며

긍정 마인드 장착!

옆집 지붕위로 빗방울이 튕겨져 오르며

살구나무 사이로 묘한 그림을 그려낸다.

비록 이렇게 거센 비바람을 몰고 지나가며 퍼붓지만

오래는 아닐거라는 마음으로

다시 선물 같은 파란 하늘의 흰구름을 주실것을 믿으며

간절히 기도하며 지낸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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