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능청시런 한 말씸

꿈낭구 2012. 1. 2. 11:23

 

감기로 연일 훌쩍거리던 울신랑이

이제야 조금 살아났능가 입맛도 어느정도 돌아와서

한시름 덜었구먼요.

아침내내 청소를 하느라 낑낑대는게 안 돼 보였는지

서재는 자기가 도와준다고 인심을 씁니다요.

제가 온 집안을 다 끝마치는 동안에도

 서재에서 무엇을 허는지 청소를 헌다등만

추억에 잠겼는지 왠 사진들은 들추고...

구석구석 들쑤시고 야단이더이다.

언제나 설렁설렁 맘에 썩 들지않게 하는지라

눈치 안 채게 슬쩍 취약지구(?)를 닦아내는걸 어느새 훔쳐 본 모양입니다.

'다 닦었다구...내가 시계 위도 닦았고 모니터 뒷궁딩이도 닦았다닝게...'

와따미...우짠일이뎌~!

이렇게 내맘에 쏘옥 들게 허는날도 다 있네요그랴.

지 마음을 한껏 붕붕 띄워놓은 울신랑

요것을 갖고서리 씨름을 헙니다.

요게 뭣이냐굽쇼?

옷에 붙어있는 상표말입니다.

아니...그게 뭔디 버리잖구서 여태 모셔두었냐고

얼렁 휴지통에 버리라고 혔등마는

가만보니까 제가 이걸 가지고 유용하게 재활용을 하지 않느냐믄서

비닐 부분을 분리를 한다더니만

옷핀이 망가져버렸다고...

이런데 있어서는 남자들은 녀자들 따라가려믄 한참 멀었쓰용.

아니...옷핀보다 작은 구멍으로 옷핀을 빼내려고 씨름헐것 없이

가위로 구멍부분을 잘라내면 간딴헌것을 말이우.ㅎㅎㅎ

 

 

드레스룸에 이런 종류의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느냐믄서...

울집 옷커버는 지퍼식이라서 열어보지 않으면 확인하기가 번거롭거든요.

내용물을 확인하는 투명창이 윗부분에 있어서

드레스룸 윗쪽에 걸린 옷들을 확인하려면 이런 표찰이 아주 유용해서

비닐 속에다 종이에 상세히 적어서 끼운다음

거기 달려있는 옷핀을 이용해서 확인하기 좋은 위치에 달아두면 편리하답니다.

 

 

'**가디건 세탁완료' 라든지

'남푠 **색 니트셔츠' 등등...

이러헌 용도루다 즐겨 사용허기에 따로 모아두었는디

까이꺼 이렇게 망가졌으니 미련없이 내버린다믄서

무심헌듯 휴지통에 버리며 기가막힌 한 말씸!

'이게 필요허믄 무어 내 옷을 또 한 벌 사줄티지~!'

아쿠야...뒷골이 땡깁니다요.

이 능청시러움에 한바탕 웃고있던 참에 택배가 왔다구요.

작년에 주문했던 내의가 이제서야 도착했어요.

성탄절 선물로 부녀지간 몫으로 주문을 했던건데...

씰데읎는 말쌈 마시고 얼렁 입어나 보시라고 혔등만

 아주 따시고 가볍고 맵시나서 좋다고

온갖 포즈를 다 취험서 배꼽잡게 헙니당.

이거 입혀놓고 겨우내 보일러를 끄면 워쩐다냐고

새로운 걱정이당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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