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떠나간 가을의 끝자락

꿈낭구 2023. 11. 26. 15:18

낮시간인데도 어둠침침하다.

하늘이 흐린 탓이다.

아까운 장미꽃송이들을 꺾어다 거실에 뒀는데

꽃잎이 떨어져 내리는데 향기가 너무나 좋아서

이대로 두고 즐기기로 했다.

늙은 호박 한 덩이와 모과를 채반에 담아두고

떠나가는 가을을 눈으로 즐기는 중이다.

불과 얼마 전의 황금회화나무의 모습인데

순식간 이렇게 잎이 지고 말았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단풍잎도 우수수 떨어져 뒹굴고 있다.

떨어진 낙엽이 바닥에 수북하다.

을씨년스러운 늦가을 끝자락에서 새봄의 만남을 약속이라도 하는듯.

진달래가 동백나무 곁에서 꽃 처럼 어여쁜 옷을 입고 있다.

붉게 물든 잎과 꽃눈이 사랑스럽다.

노랗게 물들어가던 철쭉의 잎도 우수수 지고 있다.

새들의 먹이가 된 산수유가 보석 처럼 아름답다.

잎이 다 지고 흰눈이 내리면

빨간 열매 위로 하얗게 눈이 쌓여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올해는 고양이들 때문에

새들로 부터 산수유를 이나마 지킬 수 있게 됐다.

조금 지나면 산수유 나무 아래에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것 같겠지?

동백꽃도 여기저기 송이째로 떨어져 내리는 중.

된서리를 맞고 시들어가는 소국이 아깝다.

꽃향기라도 즐겨보기로 한다.

라일락 잎도 거의 다 지고 휑하다.

남천의 귀여운 열매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뜨락.

낙엽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요 아래에 내년 이른 봄에 돋아날 복수초의 겨울나기 이불로......ㅎㅎ

가지 끝에 달랑 한 잎.

미산딸의 꽃망울이 야물어가겠지?

꽃도 예쁘지만 단풍도 예쁘고 꽃눈도 귀엽다.

황금조팝의 다채로운 모습.

햇빛을 향해 자라는 황금조팝은 이렇게 밝고 예쁘고 사랑스럽다.

겨울 동안 말썽꾸러기 고양이들이 깔아 뭉개지 않도록

눈 크게 뜨고 잘 지켜내야한다.

떠나간 가을 끝자락을 이렇게 붙잡고 있다보니

참 세월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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