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초여름의 솔밭 데이트

꿈낭구 2024. 6. 12. 20:55

24년 6월 12일 화요일 오후

예전에 가끔씩 와서 즐겼던 송림으로 왔다.

퍽 오래간만이다.

예전에 우리가 왔던 때와는 많이 달라져서

주차장도 널찍하고 솔숲의 걷는 길도 

깔끔하게 잘 가꾸어진 모습이다.

오래전 이곳을 즐겨 찾아오곤 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오니 많이 달라져있었다.

썰물이라 바닷물이 저 멀리 보이고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있다.

언니들이랑 왔을때 이 스카이워크가 생겨서

스릴 있고 즐거웠던 생각이 났다.

햇살이 따가운 시간이라서

모래사장을 걷기보다는 솔숲길을 걷기로 했다.

바람결에 솔향기가 너무나 상쾌하고 좋다.

소로가 여기저기로 만들어져서

한적하고 너무 좋았다.

맨발로 걷는 부부들도 많은데

집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어서

부부가 함께 운동 삼아 걸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부러웠다.

썰물에 드러난 바다가 그려낸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고

저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섬들도 아름답다.

한때 우리도 이곳 모래사장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었는데...

잔잔한 바다에 살아 꿈틀대는 먹잇감을 찾는 새들도 보인다.

유월의 따가운 햇볕 때문인지 모래사장은

그야말로 그림처럼 잔잔하고 고요하다.

솔숲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옛 추억을 떠올려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솔숲의 싱그러운 솔향기를 즐겼다.

맥문동이 꽃을 피울 즈음이면

이곳에 다시 와야징!

일종의 바다목장?

겨울바다를 즐기러 왔을 적엔 김과 굴양식장처럼 보였었는데

지금은 바다 울타리 같다.

바지락 양식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끔 해파랑길을 걷는 이들도 보이는데

가을쯤에 우리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

곱디고운 모래가  펼쳐진 좁다란 해변길을 따라 

걷노라면 저만치 모퉁이를 돌아가는 곳에

바위에 더덕더덕 붙어 자라는 굴들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철새들의 군무를 감상할 수 있겠지?

솔가지 사이로 햇살이 그려낸 그림들을 감상하며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데크로드가 펼쳐졌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철새도 조망하고

밀물이 들어오며 철썩이는 파도소리도 감상하고

바닷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배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꿈틀대는 갖가지 생물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철새를 조망하는 이곳에서

색다른 풍경을 감상하고

의자에 잠시 앉아 색다른 바다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는 모습도 만나고

먹이를 먹고 우아하게 날개를 펼쳐

비상하는 모습도 즐기고

햇빛에 눈 부신 바다에서

여러 마리의 새들을 발견하고

세어보는 놀이도 즐기고

먹이활동에 방해가 될까 봐

숨죽이며 관찰하는 즐거움도 누리고

이제 다시 돌아가는 길이다.

우리를 붙드는 생명체들이 많다.

키 보다 더 높게 자란 이름 모를 풀들이

가을이면 서걱대며 노래를 부를 때쯤

다시 이곳을 찾아와 걸어보리라.

그림자밟기 놀이하듯 즐겁고 싱그러운 바닷길

울집 정원에 억쑤로 번성한 맥문동을 뽑아내곤 했는데

다시 한번 이 멋진 글을 음미하며

이제 솔숲길로 들어섰다.

오후 햇살이 그림자를 그려낸 작품을 감상하며

참 즐겁고 행복했던 솔향기 가득한 숲길에서의 하루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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