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명절 연휴

꿈낭구 2024. 9. 16. 20:00

24년 9월 15일 주일 저녁

냉동실의 갑오징어 두 마리 꺼내서

매콤하게 볶음요리를 만들었다.

깻잎 채썰어서 올리고

김 구워서 올렸더니 아주 맛있단다.

돼지갈비 손질하여 하룻밤 밑간하여

당근, 양파, 버섯, 대파를 넣어 찜을 했다.

우리 세 식구 먹기에 딱 좋은 양이었는데도

갑오징어볶음에 밀려서 반쯤 남았다.

딸랑구 입맛에 맞추느라 홍고추도 생략했는데

너무 배부르다고 내일 와서 먹겠단다.ㅎㅎ

9월 16일 월요일 아침.

새벽에 한 번 깬 후로 아침까지 푹 잤다.

실로 얼마만의 숙면인지......

약 덕분인지 감압치료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통증 때문에 새벽마다 잠을 깨곤 했는데

오늘은 자고 일어나니 이렇게 아침 햇살이

거실 깊숙하게 들어와 눈이 부시다.

남푠은 서재에서 QT중.

나도 2층으로 올라가 QT.

아침햇살이 눈부셔서 요즘 채반에 말리는 고추와 가지를

옥상 테이블 위에 가져다 놓고

이른 아침에 딸랑구의 처소에서

창을 통해 바라다뵈는 산 정상을 찍어 보낸 영상을 보고

나도 울집 옥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능선을 찍어

딸랑구 한테 보냈다.

구름이 어여쁘다.

간만에 늦잠을 잔 탓에 

아침해가 어느새 이렇게 두둥실 떠올랐다.

반대쪽 하늘엔 비행기들이 여기저기 인천공항 쪽으로 날고있다.

명절 앞둔 연휴라서 그런지

오늘은 유난히 비행기가 많이 보인다.

딸랑구가 이른 아침에 수영을 마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우리밀로 만들었다는 빵을 사들고 오후에 집에 왔다.

내가 만든 요거트에 각종 건과일을 넣고

야채톡 분말을 올려서

고소한 두유를 곁들여서 점심을 대신했다.

아이 오기 전에 자두와 포도를 먹어서 배가 부른데도

딸랑구가 사온 건강빵이니 맛있게 먹었더니

저녁은 생략하게 됐다.

원래 계획은 저녁메뉴로 맛있는 쇠고기 전골을 해주려고 했는뎅...

딸랑구 돌아가는데 대문앞까지 새끼 고양이들이 따라 나왔다.

ㅎㅎ얘들도 배웅을 하려나보다.

아이 보내고 들어오려는데

남푠이 텃밭에 수박이 있다며 보여준댄다.

심지도 않은 수박이 저절로 이렇게나 자라고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딸랑구 한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다.

수박을 먹고 버린 수박씨가 혼자서 이렇게나 

놀라운 선물을 하다니......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파종한 씨앗들이 감감무소식이란다.

겨우 하나가 싹이 돋아났는데 

씨앗을 두 번이나 새로 파종해서 얻은 거란다.

지난번에 파종한 씨앗이 하나도 발아를 하지 않아서

다시 씨앗을 사다가 심은 가을 채소라는데

한냉사 속에서 겨우 이만큼 싹이 터서 올라오고 있다.

바질은 향기 때문인지 비교적 해충들이 범접하지 않아

그럭저럭 이렇게 사랑스런 꽃을 피웠다.

바질페스토를 만들어얄텐데......

이 배추는 벌써 두 번째로 새로 사다가 심은 모종이다.

처음 파종한 씨앗에서는 하나도 발아하지 못해서

지난번에 새로 모종을 사서 심은 것인데

거의 망사 수준으로 벌레들의 밥이 된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주변 이웃들의 텃밭 김장채소들을 보니

완전 새하얀 모습이기에 알고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나도 건질 수 없다기에

소심하게나마 가운데 부분에 약을 뿌리고 한냉사를 씌웠단다.

폭염에 시달리고

병해중에 시달려서

과연 몇 포기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현실을 마주하고 보니

마트에서 판매하는 채소들은 어떻게 그리 탐스럽게 자랐을까

생각하니 씁쓸하고 무섭기조차......

물론 우리 같은 초보들과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그렇게 키워내기까지 과정 과정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우리가 먹을 먹거리인데

제대로 정성들여 길러내보기로 마음을 먹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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