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비호같은

꿈낭구 2012. 3. 13. 14:56

 

얼마전부터 자꼬만 츄리닝 바지가 흘러내린다공...

'아고...고렇담 야운것이 아뉴?'

슬쩍 눙을 쳤등마는

고게 아니라 바지 고무줄이 힘이 없어졌다능규.ㅎㅎ

그랴서 일단 벗어서 놔두면 수선을 허긋다고 말해놓고서

깜빡깜빡 잊어뿔고 일주일 가까이 방치를 혔등만

오날침 구석에서 찾어다가 직접 수선을 허시긋다네여.

'먄 먄~!! 인줘용. 내가 금세 고무줄 바꿔 끼워줄팅게로...'

 

무신 츄리닝이 고무줄이 따로 있고 이런 끈이 또 따로 있당가요잉?

고무줄은 옷에 직접 박음질이 된듯헌디

이 끈을 제거하고 거기에 고무줄을 끼우믄 일이 쉽쟎긋쓔?

그랴서 고무줄을 반짓고리에서 꺼내는 순간...

울신랑 시키잖은...

끈을 비호같이 잡아 땡긴규.

시톱 시톱을 부르짓는 아내의 말을 들음서도

그 손길을 멈추지 아니허고...

일을 쉽게 헐 수 있는디 왜케 일을 맹근다요잉?

반 쯤 잡어댕겼을적에 멈추라고 혔는디도

아랑곳하지않고 끝내 잡아댕길것은 또 뭐래여?

이 끈의 한쪽 끝에 새로 바꿀 고무줄을 묶어서

한쪽 방향으로 잡어땡김 일은 간딴허니 끝나는것을...

이럴적에 보믄 워찌 그리 비호같은지 말여라.ㅋㅋㅋ

나매덜은 도통 모르는 삶의 지혜라며

뒷퉁수를 긁적긁적~~!! ㅋㅋ

'옷핀에 고무줄을 꿰어 일일이 자기 허리 둘레를 한 바퀴 돌아나오는디

시간이 월매나 걸린종 알우?'

ㅎㅎㅎ 34에서 32로 줄여보긋당만유.

그란디...언제까지라고 기한은 정하지 말라네여.

날마동 요리카페에 블로그에 포스팅헌다고

맛난것을 그렇게 혀주는디 자기 허리가 굵어지지 않음 비정상이래나요?

딸랑구는 언제나 아빠편인지라

옆에서 한 마디 거듭니다요.

'맞아요. 맞아...울집 엥겔계수가 옛날보다 상당히 높아졌을걸요?'

 

뭐라꼬오??

고렇담 오늘부턴 1식3찬으로 돌입헐팅게 그리 알두룩햐~!!

아무렴...가족들을 위하는 마음이 우선인디

나의 노력과 수고를 그렇게 폄하헌 죄루다가

어여 이 분홍장갑 끼슈.

내넌 존심 상혀서 오날 도쥐~ 설거지를 못허긋씅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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