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봄이 어디만큼 왔나...

꿈낭구 2012. 3. 20. 14:07

 

춘래불사춘...

분명 발소리가 들리는듯 한데

춘삼월에 강원도 지방에선 눈까지 내렸다니

성급한 옷차림을 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입니다.

요즈음의 식욕부진이 운동부족 때문은 아닌가 하여서

해질무렵 강변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오늘은 평상시와는 달리 강을 건너 반대쪽으로 가보기로 했지요.

이 징검다리가 가장 짧은 다리가 아닌가 싶네요.

강폭이 좁아진 곳이라는 거지요.

봄이 어디만큼 왔나 마중을 나가볼랍니다.

납작 엎드려서 기지개를 켜고있는 이름모를 풀을 만났습니다.

강변의 세찬 바람을 견디어낸 강인한 생명력에

박수를 보내며 나즈막히 속삭여주었지요.

무심코 지나면 절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납작 엎디어 핀 이 꽃을 보셔라.

이제 해질녘이라서 살며시 꽃문을 닫으려는 중인가봐요.

징검다리 틈 사이로 예쁘게 피워올린 야생화들을 보니

봄이 어느새 우리네 발치까지 다가왔는데도

강바람이 차가워서인지 자꾸만 자라목이 됩니다.

손도 시렵고 조금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게

몹시몹시 후회스러울만큼 추워서

고만 되돌아가고 싶지만...

오붓허니 영화나 보자는 울신랑 졸라서 운동혀얀다고 큰소리 치고 나왔는디

체면이 있지...차마 돌아가잔 야그를 헐 수 있남유?

물 속에 비친 용궁?

ㅎㅎ 요즈음 용왕님은 요런 궁전에서 사시능게뵤.

 울신랑이 용왕님도 못잡솨본 퇴끼간을 먹고 왔다공...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그 이야기를 하며 깔깔웃음을 했더랬죠.

토끼탕을 먹는데 귀한거라며 특별히 주셨대나요?

살짝 거부감이 든게 사실이었지만

권하는 성의를 보아 덤벼보았는데

달구간이랑 별반 다를게 없더래나요?

남정네들은 이렇게 집 밖에서 요상시런 몬도가네식 음식들을 먹기도 허나 봅니다.

 

오메낭~~~!!!

물 속에서 갑자기 요란스레 철푸덕~!! 소리가 났거든요.

제법 큰 물고기가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순간적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용궁쪽으로 사라진 물고기를 찾으려다

주머니 속의 카메라를 깜빡 잊고있었구먼요.ㅎㅎ

새로 놓여진 섶다리까지 잰걸음으로 왔더니만

추위가 주춤해져서 살살 걸을만 합니다.

강 건너쪽 보다는 비교적 한산해서

우리 말고는 사람이 별로 눈에 안 띕니다.

늘상 걷는 강변인데도 이렇게 바라보는 각도를 달리하니

새로운 풍경을 만난듯 즐거워졌습니다.

 

 

ㅎㅎ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아직 눈치를 못채셨나요?

걸으면서 보니 딱...이게 눈에 걸려들었쓰요.ㅋㅋ

여태껏 아무도 발견을 못해서 여태 이렇게 두었을까요?

아마도 이 작업을 하시던 분께서 실수를 하셨나봅니다.

거꾸로 놓고 하셨나봐요.

이거 보면서 우측보행도 반대로하면 우짠다죠?ㅋㅋ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스쳐지나갔을텐데...

땅속의 개미들이 우측통행을 하게되지 않을랑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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