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멸치쌈밥집 헤프닝

꿈낭구 2012. 4. 2. 14:38

 

 

지난 주말에 남해까지 꽃놀이 갔다가

늘상 먹던 미조항의 멸치회말고

요번에는 새로운 걸 찾아보자고...

안 그래두 남해에서 멸치쌈밥을 놓치지 말라던

어느 작가분의 강추도 있었기에

쌈밥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는데...

 

 

근처의 많은 음식점들이 비교적 한산한데 비해

이곳은 쉴새없이 사람들이 들고 나고...

궁금해져서 일단 우리도 발을 들여놓았지요.

 

 

분위기는 약간 허름(?)한데도

벽에  붙어있는 요것들을 보아허니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구나...싶더라구요.

붐비는 식당인지라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연인들을 보고

눈치껏 2인용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앉았더니

잽싸게 테이블을 정리해주시며 환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두리번 두리번 누가누가 다녀갔나...

살펴보는 사이 왠 정체모를 뚝배기 같은것을 놓고 가십니다그랴.

ㅎㅎㅎ 이것이 뭣이당가?

포스로 봐선 영락읎는 막걸리 포스구마는

아녀...식혜 같구만...

ㅋㅋㅋ하지만 둘다 띵~! 입니당.

바로 요것은 숭늉이드랑게여.

일단 이 대나무 국자로 숭늉을 떠 마시는 재미에

식사도 나오기전 물로 배를 채우게 생겼쓰용.

 

 

워매...속허기도 헌거~!!

멸치회 2만원짜리여라.

요즘이 제철이란디 아무리 쌈밥도 좋지만

요것을 여그까장 와서 안 먹고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공

굳이 주문을 허고야 마는 울신랑 덕분에

요참에두 멸치회를 먹게 되얏구먼요.

 

 

요것은 멸치젓이 아닌가 싶은디...

멸치 3종세트 메뉴로구만유.

뜨건밥에 쬐꼼씩 떼어묵음 맛나긋지라잉?

 

 

멸치쌈밥이란게 우떻게 생겼능가 혔등마는

뚝배기에 멸치찌개 비수무리헌게 담겨져 나왔네여.

 

 

상추 한 잎에 뚝배기 속의 멸치를 한 마리 얹고

청국장 맹키로 생긴 장을 살짝 놓고

마늘 하나 곁들여서 싸 먹는 거라고 귀띔을 혀주시능만유.

 

 

한 마리씩 싸먹어야지잉~!! 우찌케 이 큰 쌈을 한 입에 드실라공...

일단 알려주신 방법대로 이렇게 한 입 싸서 먹어볼랍니다.

아웅~!!

구수허니 아조 맛납디다요.

멸치회는 뒷전이고 맹렬히 쌈을 쌌다지요...ㅋㅋ

 

 

멸치회 '소'로 시키고 쌈밥1인분만 시키믄 적당허다기에

쌈밥도 먹고 회도 먹을 수 있으니 잘되얏다고...

멸치회'소'는 20,000원이고 멸치쌈밥은 1인분에 8,000원이라우.

역쉬 잘 선택헌거라고 킬킬대믄서 먹다봉게로 어느새...

 

 

이 맛있는 시래기를 배가 불러서 도쥐~ 먹을 수 없었답니다.

 

 

멸치회를 먹고 남은 양념으로 밥을 비벼먹음 맛있는데

쌈밥을 먹느라 밥을 죄다 먹어뿐져서...

그런데 밥을 제법 덜어서 울신랑 밥그릇에 보탰음에도 불구허고

 증말 증말 배가 불러서 이 맛있는 멸치회를 지대루 맛을 음미헐 수 읎었당게라.

 

 

요것이 쌈장이구요.

남해마늘 아주 유명하지요?

남해산 마늘장아찌를 곁들여 먹음 훨씬 맛이 좋더라구요.

 

 

부른 배를 부여잡고 밖으로 나왔등만

요렇게 맛집이라는 표지가 붙어있었드랑게라.

유명허긴 유명헌 집 인가봐요.

울신랑이 계산을 허는 사이에

요지통 옆에 있는 명함을 한 장 챙겨들고

주머니 속에 넣어가지고 왔어요.

낭중에 예약허고 갈때 쓰려구요...

아, 그란디 어저끄 울신랑이 박장대소를 허믄서

'자기 어저끄 식당에서 명함 갖고왔지?'그러능규.

'으응? 그거요? 내가 갖고왔는디 자기도 갖고왔능게뵤?'

그렸등만 더 자지러지게 웃는것이여라.

'아니...이냥반이 뭣땀시 이케 웃었쌌는뎌...'

이유인즉슨...

지가 호주머니에 고이고이 넣어갖고 온 명함이란것이

커플모텔 할인권이 아니긋써라?

아고고...

아침에 눈을 뜨면 바다가 보이는 최고의 시설, 무인시스템이라며

어쩌고 저쩌고...

대실은 만오천원이고 숙박은 삼만원이당만유.

ㅎㅎㅎㅎ

이제서야 지가 그것을 집어들적에

옆에서 힐끔힐끔 바라보던 아자씨의 눈빛이 떠올랐구만이라.

세상에나...음식점 계산대에 놓여있으니

당연히 식당 명함인줄 알고 집어들고 와서는

집에 돌아와서 너무너무 고단헌 남지기 책상 위에 명함을 던져두고 말었는디

딸랑구가 책을 주문해달라고 부탁해서 서재 컴퓨터를 이용하려고 보니

턱허니 요런 정체불명의 것이 책상 위에 놓여있어서 깜짝 놀랐대쟈뉴?

ㅋㅋㅋㅋ 그제서야 봤등마는

아쿠야~!! 실내 모습까지 곁들여진 듣도보도 못헌 무인텔이유 글씨...

덤벙대고 이거 확인도 안 허고서

도대체 왜 이런게 여기 꽂혔느냐고 괜헌 사람 의심헐뻔 혔쟈뉴.

하마트면 무심허게 명함첩에 낑겨두고는 괜히 애먼 사람 잡을뻔 혔지뭐유? 킬킬...


아고...뒷꾹지 넘부끄러랑.

가끔씩 제 이런 덤벙거림으로 놀림감이 되곤 허는디

더러는 대리운전 명함같은게 그런데 놓여있기도 허는디

그날 남푠은 한쪽에서 계산허믄서 안 그래도 지가 무얼 집어드나 혔었다능만요.

평소에 늘상 계산을 울신랑이 허기땜시로

그런쪽 물정을 아는바가 없어서 생긴 해프닝이 아녔긋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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