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눈물나게 고마운 동무의 마음

꿈낭구 2012. 8. 17. 14:38

 

 

오늘 아침 참으로 눈물나게 고마운 식탁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어젯밤 늦은 시간에 뜻밖의 전화를 받았답니다.

울신랑 아픈 저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식사준비하랴 청소하랴

어디 그뿐인가요? 제가 먹을 점심과 간식까지 챙기고 출근을 해야하니

얼마나 눈썹 휘날리게 바쁘겠어요?

퇴근후에 저녁 찬거리며 국까지 걱정을 하다가

그래도 제가 퇴원해서 곁에서 지도편달을 해주니까 한결 수월하다면서

힘든 내색도 하지않는 울신랑이

주부의 일상이 얼마나 힘든것이었는지

정말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네여.ㅎㅎ

일찌감치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히 쉬게하려고

일찍부터 취침모드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는데

동무네가 방문을 하겠다며 집앞에서 전화가 왔다네요.

아쿠야...얼렁 잠옷을 갈아입어야한다는 일념으로

허둥대다가 고만 또 한 번 바퀴달린 의자에서 뒤로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기가 다 알아서 해줄텐데 제발 가만히 있으라네여.

아무리 절친하다해도 중환자도 아닌데 잠옷으로 맞을 수야 없지않겠어요?

낮에 전화로 제 처지를 안타까워하더니만

퇴근해서 고단한 몸일텐데도

 저희를 위해 이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버섯전골을 끓여서

들고 찾아왔습니다.

 

 

평소 손이 빨라 '김번개 여사'라 부르기는 했지마는

자기도 성치않은 몸으로 이렇게 무생채까지 버무려서 들고

허위어위~달려왔지 뭐예요?

 

 

울신랑의 낼 아침 찌개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

이렇게 전골냄비째로 들고 왔구먼요.

 

 

울식구 서너 번은 먹을 수 있는 분량이네요.

붉은고추를 넣었다가

매운거 못먹는 울식구들 생각해서

얼른 건져냈다는 동무...

국물이 넘칠까봐 가득 담지못했다며

이렇게 정성을 다해 만들어왔습니다.

 

 

오늘 아침 동무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갓 버무린 무생채하고

 

 

쇠고기와 버섯을 듬뿍 넣어 끓인 버섯전골을 앞에두고

고만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이보다 더 따뜻한 식탁이 또 있을까요?

식탁 앞에서 감사의 기도가 길어졌습니다.

돕는 손길들을 통해 주께서 이런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입원중에도 찰밥에 온갖 귀한 밑반찬까지 챙겨서

병원까지 저를 찾아왔던날

하필...수술 직후 무통주사의 부작용으로

한바탕 수라장이 났을적이어서

제대로 눈도 못맞추고 고맙단 인사도 못했었는데

또 이렇게 넘치는 사랑을 받게되었습니다.

이 고마움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얼른 회복해서 다시 예전의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가

함께 맛난 음식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맛있게...먹어야겠지요?

이렇게 좋은 동무가 곁에 있으니 저는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