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이 가을에는...

꿈낭구 2012. 9. 24. 09:24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불편한 몸이 되고보니

세상이 궁금해서 젼딜 수가 없습니당.

엊그제 울아파트 화단에서 멋드러지게 피워올린 상사화를 발견하고

딸랑구가 햄펀에 담아와서 발치꺼정 다가온 가을을 보여줍디다.

인정사정없이 불어닥치는 태풍을 워찌 젼디려고

그새 꽃대를 올렸나 가슴이 조마조마해집디다.

가을은 가을인가봅니다.

아침저녁으로 찬기운이 도는지

홑겹이불로는 감당이 안 되능만요.

서로 잠결에 잡아당기다 결국 이부자리를 갈았습니다.

 

아니...그런데 며칠전 모기 한 마리가 귓가에 '웽~'

이미 양쪽 손등을 공격당한 후였구만요.

입이 삐뚤어진다더니

입이 삐뚤어져도 몇 번을 삐뚤어졌긋고마는 워찌하여 이런일이...

전등을 켜고 눈을 부릅뜨고 기필코 잡고야 말긋다고

새벽부터 도시고 앉어있었건만

이미 배부른 모기가 휴식모드로 들어간 모냥인지

끝내 나타나지 않아 괜한 품만 들였습니다.

 

그란디 어젯밤

요번에는 울신랑 목덜미를 무차별로 공격을 하였구먼요.

괘씸헌지고...

이넘이 바로 그넘이렷따아~!!

때아닌 모기약을 찾느라 잠을 설치고

어디로 꽁꽁 숨었는지 도무지 나타나지 않아서

요번에는 이불을 머리꺼정 뒤집어쓰고 달아난 잠을 다시 청해봅니다.

암만혀두 낮에는 은밀헌곳에 숨어있다가

밤마다 출몰을 허는 모냥인디

오늘은 수상쩍은곳은 죄다 들쑤시며 색출을 혀봤구만

역쉬나 허공에 대고 괜헌 헛손질만 혔능게벼라.

요즘 모기는 모기약도 무서워허지 않는구먼요.

 

 

코스모스가 피었느냐고 바깥소식을 물었더니

이 사진으로 가을을 전해줍니다.

여름옷을 입어보지도 못허고 들여놓을줄 누가 알었으까요잉.

휘청거리는 걸음으로는 아직 산행은 꿈도 못꿀 일인데

하염없이 눈길은 창밖으로만 향합니다.

 

 

올여름 나의 발이 되어주었던 이것을 창고 속 깊이 넣어두었습니다.

두 발로 설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두 발로 걸을 수 있는게 얼마나 충만한 감사의 제목인지

새록새록 느끼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이제서야 영적인 상태를 들여다봅니다.

영혼의 절름발이는 아닌가 하고...

이제 오늘부터 다시 새롭게 그동안 중단했던

영어성경필사를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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