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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구의 생일

꿈낭구 2012. 8. 30. 16:22

 

 

열아홉 울딸랑구 생일날.

94년 여름 참 무쟈게 더웠었지요.

남산만헌 배로 얼마나 더워서 헉헉대며 지냈던지요...

그런데 올여름 더위는 그보다 더했다지요?

저야...제일 더웠을때 병원에서 시원하게 지내서 덜 고달펐지만

유난한 폭염에 공부를 허느라 지쳐있던 아이에게

생일이랍시고 겨우 미역국에 아침상을 차려주고...

것두 아빠가 끓여준 생일 미역국이라서 더 특별했을까요? ㅎㅎ

틴에이저 마지막 생일이라 근사허니 챙겨줄라고 벼르고 있었구마는

본의아니게 불편한 몸이 되어 엄마가 딸랑구 생일상도 못챙겨주는

이 아쉽고도 미안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일케익 앞에서 철부지 아그덜맹키로 신바람이 났구먼요.

 

 

어릴적엔 눈 한 쪽을 살그머니 뜨고서

기도하는 아빠와 맛있는 케익을 번갈아 바라보던게 생각납니다.

어느새 이렇게 훌쩍 자라 열아홉 생일을 맞이하였구먼요.

건강하고 이쁘게 자라주어 얼마나 고맙고 감사헌지요...

폭죽이 무서워서 방문 뒤로 달아나 숨던 아이가

여전히 그것만은 생략하자며 휘다닥 촛불을 불어 끕니다.ㅋㅋ

 아픈 엄마 대신 아빠가 델꼬나가 근사헌 생일파티를 해주라 부탁을 혔등마는

한사코 도리도리를 허는 아이때문에

생일이 이렇게 소박헌 케익으로 싱겁게 마무리 되려나봅니다.

여름아기로 우리에게로 온지 벌써 이렇게나 되었군요.

오늘은 아이 어릴적 모습이나 다시 봐야겠어요.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안겨주었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