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공간

풀꽃

꿈낭구 2012. 9. 8. 18:36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     <풀꽃>

 

바람결에 달콤한 향내가 거실로 발꿈치를 들고

몰래 몰래 들어오는것을 보았다.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

주인이 없어도 용케 잘도 견디어 낸게 놀라웠다.

이렇게 목을 길게 빼고서

꽃대를 피워 올리도록

눈길을 주지 못했던 주인을 향해

향기로 먼저 말을 걸어온 어여쁜 꽃.

너무나 고맙고도 기특해서

깨금발로 뛰어나가 눈을 맞추고

냉큼 품어다 내 시선이 닿는곳에 데려다 놓았다.

온종일 속닥이며 함께 놀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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