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공간

사십대에 내리는 눈

꿈낭구 2012. 12. 23. 16:20

 

 

사십대에 내리는 눈 / 오인태

 

저게 다 쌀이라면 좋겠다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저들이 모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

군중들이라면 얼마나 든든하랴

싶었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구요?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도

참 푸근하게 덮어와

세상의 위안이 되는

저  눈송이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알 듯 모를 듯 잠시 내려 앉았다가

소리 없이 녹아지는

그런 생애이면 싶어요.

 

-시집 '등뒤의 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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