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에 내리는 눈 / 오인태
저게 다 쌀이라면 좋겠다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저들이 모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
군중들이라면 얼마나 든든하랴
싶었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구요?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도
참 푸근하게 덮어와
세상의 위안이 되는
저 눈송이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알 듯 모를 듯 잠시 내려 앉았다가
소리 없이 녹아지는
그런 생애이면 싶어요.
-시집 '등뒤의 사랑'에서-
'시와 함께하는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우물 (0) | 2013.02.02 |
---|---|
연탄 두 장 막걸리 세 병 (0) | 2012.12.26 |
밥과 쓰레기 (0) | 2012.12.20 |
풀꽃 (0) | 2012.09.08 |
담쟁이 (0) | 2012.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