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우리집 냄새

꿈낭구 2013. 2. 20. 16:00

 

 

드디어 오늘부터 본격적인 짐싸기를 시작하려고요.

아직은 날씨가 추워서 봄이불을 보내기는 좀 이른것 같아서

쓰던 극세사 이불을 보내얄것 같더라고요.

아직은 몇 차례 꽃샘추위도 있을테고...

침대커버에서 부터 하나씩 세탁을 했는데

마지막 남은 이불을 세탁하려는데 아이가 세탁하지 말라며

이불을 잡아당깁니다.

아무리 잠깐 쓸거라지만

그래도 깨끗이 세탁해서 보내고 싶은데

한사코 이 이불만큼은 그냥 가져가고 싶다네여.

이윤즉슨...

세탁하면 우리집냄새가 없어진다고요.

콧날이 찡했습니당.

처음으로 집을 떠나 혼자 생활하게 되었으니 그럴만도 허지유.

그동안 밝고 명랑하던 아이가 하나 둘 짐을 챙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새로운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낯선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에

불안한 마음도 있는 모냥이지요.

할 수 없이 세탁을 포기하고 살균소독만 해서 보내얄것 같네요.

어릴적부터 유난히 냄새에 예민한 아이라서

끌어안고 자던 인형에서는 '잠'냄새가 난다며

한사코 못 빨게 해서 학교간 사이 몰래몰래 세탁을 하곤 했었거덩요.ㅎㅎ

대학생이나 되야갖구 인형을 델고 가려는게 쬐매 민망혔든지

많이 우습냐믄서 챙기던 짐 속에 넣어얄지 말어얄지...

그랴서 그냥 델꼬가라고 혔구만요.

가뜩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심리적으로 힘들텐데

잠이라도 편안하게 재우고 싶은 에미맘이지라.

아이 보다도 아빠는 요즘 내색도 못허고 힘든 모냥입니다.

쾌청하려고 아주 많이 노력하는 중이라는데도

늘어나는 짐꾸러미를 보면서부터는 현저하게 말수가 줄고

우두커니가 되곤 하네요.

누구나가 다 겪는 과정일테지만

생각보다 그게...

쿨허게 안 되능만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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