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햇쑥국

꿈낭구 2013. 3. 14. 09:05

 

 

지난주말 화창헌 날씨에 집안에서만 뒹굴긴 넘 아깝잖냐믄서

어디로든 봄마중을 가자네여.

집 가까막헌 산에나 살몽살몽 갔음 좋긋등마는

마구마구 외곽으로 내달립디다.

  

 

인적이 드문 산길로 접어들자 오잉??

죠게 뭣이당가??

왠 하늘을 날으는 자장구?

재미가 나서 호기심에 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갔등만

 

 

이 길이 아름다운 순례길이라능만유.

홀로순례나 야간순례는 가급적 삼가하라는 위험한 코스로

주의를 준걸 보니 호젓헌 길이 틀림읎긋네여.

일단...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살살 걸어보기로 혔씀당.

한참을 걸어들어가니 외딴집의 개들이 컹컹~~!!

산골짜기를 우렁우렁허게 짖어대 산으로 걸어 올라가기로 혔구만요.

길을 잘못 든건지 이정표도 없고

길 다운 길 같지도 않아  되돌아 내려올까 하는데

어찌나 더운지 잠시 풀밭에 앉어서 단감을 깎아 먹음서

쉬고있노라니 발밑에 어린 햇쑥들이 빠꼼허니 인사를 험서 말을 걸어오네여.

ㅎㅎㅎ 너무 어리긴 해도 울 두 식구 한 끼 끓여먹을 만큼만

쑥을 캐보자고 펑퍼짐 궁딩이 붙이고 앉었구먼요.

시간이 지나믄서 따가운 햇살에 더워서 젼딜 수가 있어야쥬.

봄볕에 타믄 님도 몰라본단디...

오늘 입고 세탁해서 들여놓으려고 도톰헌 티셔츠를 입고 집을 나섰등만

봄볕에 달구어진 울 두 사람은 땀이 삐질삐질...

얼렁 집에가서 샤워허고 쉬자고 의견일치를 봤구만요.

세상에나... 시내로 들어오니 길거리의 사람들이 더워서 헐떡헐떡...

이게 무신일이래여.

삼월 초순에 어깨를 다 드러낸 끈나시만 입은 큰애기들이 있능가허믄

반팔에 반바지차림의 젊은이들이 거리를 행보허능규.

그에 비허닝게 우리의 옷차림은 거의 도 닦는 수준이더랑게라.

암튼...그날 울지방의 이상기온은 참으로 황당혔었지라.

 

 

돌아와서 곧장 쑥을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구만요.

이번 주 내내 혼자 밥 먹는 날이 이어지믄서

있는 반찬으로 대충 연명을 혔응게 말여라.

오날침사 문득 햇쑥이 생각났쓰요.

아고고...귀헌것들~!

글두  무르거나 시들지 않고 요롷케...

 

 

멸치육수여다가 된장 한 술 풀어넣고

햇쑥으로 된장국을 끓였구만요.

 

 

너무 어린 쑥이라서 그런지 야산에서 자란 쑥인데도

쑥향기는 약허구만요.

글두... 요것들로 첫봄을 만끽혔습니당.

울형님 나물캐러 가자시등만

요담엔 냉이캐러 나가봐얄랑게뵤.

나물 캐는 재미는 쑥 보다는 냉이가 젤이지라잉.

'찌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치지짐  (0) 2013.04.13
매콤어묵탕  (0) 2013.03.17
떡국  (0) 2013.03.13
겨우살이 청국장찌개  (0) 2013.02.12
된장찌개  (0) 201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