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ㅎ 요것만 보믄 장난끼가 발동을 혀서
나도 모리게 고만 손이 간당게여.
요걸루다 살그머니 울신랑 뒤로 다가가서
목델미여다 솨알솨알~~
ㅋㅋㅋ 기냥 자지러진당게여.
요것을 보자마자 선수를 칩디당.
'야떨이 자기 지달리능만 어여 찍으라구~!'
잠시 비 그친 틈을 타서 요것들도 데이또를 나왔네뵤.
아침에 출근허믄서 오늘은 땡~!! 퇴근허자마자 달려올팅게로
늦은 산행을 허자고 울신랑이 데이또를 신청혔는디
얼씨구...어마어마헌 장대비가 좍좍 기냥 퍼붓고 있으요.
이 폭우를 뚫고 운전을 허기란 보통 에로븐기 아닐틴디...
산에 못가는것은 둘째치고 남푠의 퇴근길이 걱정입네당.
거짓말인냥 어마어마허던 비가 뚝 그치고
해가 쨍~ 났쓰요.
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우리는 예정대로 늦은 산행을 허기로
집을 나섰구만요.
습기를 잔뜩 머금은 산길을 걷는것도 꽤나 운치있을것 같쥬?
언제나 이 정겨운 산골마을을 지나며
마음이 푸근혀지는 풍경이지라.
울밑에 선 봉선화야~~!
ㅎㅎㅎ돌담 아래로 줄줄이 늘어서 목을 빼고 있는 봉숭아꽃을 보닝게
엄마가 손톱에 물들여주시던 어린시절
행여 손톱에 씌워 굵은실로 동여맨 아주까리 고깔모자가 벗겨질까
잠결에도 전전긍긍하던 그때 생각도 나고
해마다 첫눈 올때꺼정 남으려면 늦여름에 들여얀다고
울딸랑구 달래가믄서 기다리게 해 감질내던 딸랑구 생각도 나고
울신랑 잠든 사이 몰래 발톱여다 봉숭아물 들여
아침에 일어나 황당사건이라고 어쩔줄 모르던 남푠 얼굴 봄시롱
깨소금 웃음을 삼켰던 그시절 여름도 생각납니당.ㅋㅋㅋ
강아지풀도 간만의 비에 엄청 신바람이 났구만요.
풀벌레들을 불러들이려고 야단 났쓰요.
산골짜기의 꽃들은 이렇듯 소박헌 아름다움이 있어 좋아요.
꽃이 벙글어지믄서 하얀 실 맹키로...
이 커다란 날개로 워쪼믄 이케 신비로운 곡예를 허는쥐요...
인동덩굴이던가요?
향기가 매혹적입네당.
향기에 붙들려서 여기 머물다가
양쪽 종아리에 쌍으로 산모기에 야무지게 공격을 당혔구먼요.
숨죽여 사진찍는 틈을 이용혀서 고것들이 야비허게 말여라.ㅋㅋ
우잉...생각만혀두 가렵네여.
지난번에 직접 만든 천연모기퇴치제를 바르고 갔어얀디...
오후 여섯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라서
약수터 가는길엔 우리 둘만의 세상입네당.
비에 젖은 풀꽃들을 구경허느라
물안개에 휩싸인 숲의 정경을 감상허느라
우리의 발걸음은 느린 소걸음이 됩니다.
편백나무 숲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목적지인 약수터가 있지요.
그런데 이 숲속에 누군가 텐트를 치고 쉬고있어요.
곧 날이 저물틴디... 멧뒤야지도 출몰헌다는디...
아까처럼 비라도 쏟아짐 우짤라공...
약수터에서 세수허고 내려올때꺼정 여전헙니다요.
숲에서 내려오는 길에 물소리 바람소리 솔향기꺼정
그야말로 이런 황홀헌 선물이 읎어라잉.
돌아오는길에 근처의 울주말농장에 잠시 가봤등만
엄훠낭~! 벌써 요렇게 새싹이 돋아났쓰요.
호박도 이삔넘으루 세 뎅이나 따고
늘씬날씬 큰애기 종아리 같은 가지도 두 개나 따공...
생명의 신비로움에 조잘조잘 새싹들에게 첫인사를 나누고 돌아왔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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