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날침 새벽 알람을 밀쳐내고 간만에 늦잠을 실컷 잤다우.
그동안 넘 바쁜 남지기 설렁설렁 대강 훑어 읽으며
조만간 시간내어 다시 보려고 모아둔 신문(?)...
아니죠. 구문이구먼유.
글씨 그게 제법 쌓여서 엊저녁에 잠자리에 홀로 누워
뒤적뒤적허믄서 보다가 신문을 이불삼어 고만 잠이 들고 말었는디
따땃헌 이불 속에서 애벌레 맹키로 꼼지락거림서
숙제 못헌 아그덜맹키로 쌓인 신문들을 보았답니다.
벌써 아침 산책을 마치고 식사꺼정 끝냈다는 출장중인 울신랑 아침인사에
ㅋㅋ잔뜩 졸음에 겨운 목소리루다
남푠의 부재에 편안헌 잠을 이루지 못헌냥~~
그러고도 한참을 바시락바시락 신문속에 빠져들다가
지가 좋아허는 한비야님의 재난 현장에서 잘 지내려믄
힘들고 지칠 때마다 스스로를 북돋워주고 위로해 주고 힘을 주는
자기만의 방법이 필요하다믄서
일상의 사소헌 습관이 가져다 주는 소소헌 행복의 비결중 하나에
탁~!! 꽂혔지뭐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마시는 밀크커피래여.
뜨겁게 데운 우유 한 컵에 가루커피 2스픈, 설탕 반 스픈을 넣어 마시믄
그렇게나 행복허대여.
자그만치 30년도 넘은 습관이라기에
오날침 식사 대신 요로코롬 혀볼 작정으루다가
나홀로 식탁 앞에 앉었구먼요.
먼저 우유를 덥혀얀다굽쇼?
마침 우유도 밀려가는 참인디 옳다구낭~!
찻잔에 우유를 부어 전자렌지에 따끈허니 데우는 동안
울신랑 그저끄 저녁에 밖에서 저녁식사 허고 귀가허믄서
지혼자 저녁을 대충 먹었을거라 짐작허고 사들고 들어온 모카빵 먹고 남은게 있어서뤼...
가루커피라고 혔긋당??
두 스픈이랬징?
글구...설탕 반 스픈?
오잉??
뭔가 요상스런 낌새가 보입네당.
워째 커피입자가 요렇다냐?
에구머니~~!
요즘 뽕잎차와 내려진 coffee에 맛들려 지내느라
요 용기다가 예전에 가루커피를 넣어두고 먹었던 생각만으로
덜컥 의심도 읎이 넣어버린것이 바로 문제의 원두커피였쓰요.
그렇다고 요것을 버릴 지가 아닙죵.
우유도 아깝고 혀서 차 마실때 거르는 걸름망여다가
찻잔 하나를 더 가져다가 걸렀는디
워낙 미세헌 입자가 많아서인지
우아헌 커피 마시기는 이미 틀려묵었네뵤.ㅎㅎ
두 번을 내리다봉게로 이미 차는 다 식어뿐져서
다시 전자렌지에 뜨끈허니 데웠쓰요.
한 모금 마셨등만 썩 기대혔던 맛은 아니지만
글두 그렁저렁 따땃허고 부드러운 느낌이 좋네여.
모카빵을 요렇게 적셔서 먹어볼끄낭?
한비야님의 두 번째 비결은 잠들기 전 와인 한 잔 마시며 일기를 쓰는 것이란디
시방은 아침인고로 건너뛰공
세 번째 비결루다 시 읽기래여.
매일 아침 한 편의 시를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이당만유.
시를 외우는 습관이라...
고렇담 내두 함 내친김에 혀볼끄낭?
ㅋㅋㅋ짧고도 간결허기로 이름난 하이쿠의 시 모음집을 펼쳐들었쓔.
그란디...하필 펼쳐든게ㅎㅎㅎ
까이꺼 이 달랑 세 줄을 못외운담사 말이 안 되지라.
모카빵에 커피는 별루라서
다시 내스똴루다가 차가운 우유여다 뮤즐리를 넣어
바삭바삭헌 식감을 즐김시롱 와작와작~~!
이 작은 스픈으로 떠서 먹을랑게 감질나기도 허고
워째 스픈의 뒷궁뎅이가 느낌이 별나서 뒤집어 봤등만...
ㅋㅋ 여태 앞꼭지만 봤지 뒷꼭지는 별 관심이 읎었네뵤.
허기사 차를 스픈으로 떠먹을 일이 읎었응게 그럴법도 허지라잉.
이 스픈을 자세히 살펴보노라니
울딸랑구랑 에펠탑에 오르던 어느 가을밤이 생각났쓰요.
당시 초딩이었던 울딸랑구랑 에펠탑 승강기에 함께 탔던
당시 유명헌 마술사 아무개씨(?)허고
파리에서 우연히 두 번씩이나 마주친거 있죠?
매너 참 좋구요...팬쏴비수 차원에서 아주 친절허게도
쑥스러워허던 울딸랑구를 델꼬
이렇게 사진도 찍었었드랬쥬.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나 몰러요.ㅎㅎ
불현듯 딸랑구가 보구싶네여.ㅠㅠ
먹다 만 빵을 물끄러미 바라보자니
요게 꼭 멍멍이가 쪼그리고 앉어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형상입니당.
단 며칠 홀로 지내는 지는 암껏두 아녀라.
매일매일 책상위에 달랑 반찬 한 가지 놓고
혼자 밥 먹는 울딸랑구의 외로움에 비허믄...
유난히 책을 좋아허는 아이가 읽을 책이라도 보내주고 싶은디
요넘딸랑구가 당췌 주소를 안 갈촤준당게여.
간소헌 삶을 몸소 체험허는 훈련중이거니...여김시롱
쓰린 맴을 달래고 있씀다.
방 한 켠에 빈 병을 주루룩 세워두고
그것들과 이야기를 허믄서 타국생활의 외로움을 이겨냈다던 조카생각이 나네여.
지금 이시간 깊은 단잠에 빠져있을 아이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요즘 나날이 발전혀가는 국적불명의 요리솜씨에
따끈따끈헌 댓글로 격려를 해줘야긋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