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사루비아

꿈낭구 2014. 10. 25. 02:17

 

 

 

어르신들 모시고 바깥에서 사루비아를 심으려고

차 트렁크와 뒷자리꺼정 이 불타는 꽃을 빼곡히 채웠는디

요양병원 원예치료 가기 전날 비가 억수로 내려서

차질이 생길까 걱정했더랬쥬.

다음날엔 다행히 해가 쨍허니 떠서 예정대로 차질읎이 할 수 있게 되얏네요.

 

 

브라질이 원산지인 이 사루비아를

어르신들께서는 깨꽃이라 부르시더라구요.

참 정열적인 붉은 빛이 화사해서

울아파트 화단에도 비를 흠뻑 맞고 짜란~히 심었지요.

혼자 즐기기 보다는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요즘 길거리에 심은 꽃들을 몰래 훔쳐가는 몰지각헌 사람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던데

꽃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사고방식이 문제가 아닐까요?

심지어는 화분에 심겨진것을 화분째로 들고 간대여.

자고나믄 사라지는 꽃들을 채워 넣는디

채워도 채워도 매일같이 어둠을 틈타 슬그머니 뽑아간다니

참말 어처구니가 읎네여.

하이디님이 마을에 꽃길을 가꾸시는걸 보구

저도 몇 차례 울아파트에 꽃을 심었더니

들며나며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몰러요.

 

 

다른집들 다 있는 화분대가 울집만 읎는게 항상 아쉽당게여.

이전에 살던 사람들이 이사가믄서 망가뜨린 모냥이쥬?

페츄니아랑 창밖에 이쁘게 키우고 싶은디...

꾀를 내서 미니화분에 심은 페츄니아를 걸이용 화분을 이용해서 걸어두고

함께 즐길 수 있음에  마음이 즐거워졌습니당.

유럽의 창가 처럼 그렇게 탐스럽게 꽃을 가꾸고 싶어서

화분대를 구하는 곳을 수소문해서 알아뒀는디

조만간 찾아가봐야긋어요.

 

 

이 꽃보다 더 환하게 웃으시며 좋아허시던 어르신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생명있는 것들을 심고 가꾸는 일에 관심을 갖게되셔서

표정도 많이 밝아지시고 적극 참여하시는 모습에 힘이 납니다.

실은...함께 하던 선생님 사정으로 혼자 해야한다기에

혼자서는 감당키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했다가

눈만 감으면 좋아하시던 어르신들 모습이 눈에 어른거려서 넘넘 괴로웠는디

마음이 넘넘 곱구 이쁜 울원예모임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어서

다시 힘을 내게 되얏구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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