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혀져서 겨울옷들을 꺼내두었어요.
뒷베란다에 보관했던 울집 고구마 박스들을 아무래도 안으로 들여놓아얄것 같네여.
물이 많은편인 호박고구마는 자칫허믄 추운날씨에 얼어서
낭패를 보는 수가 많지요?
지난 가을 아침마다 고구마로 아침을 대신허자믄서
밤고구마를 카페에서도 사고
단풍구경 갔다가 노랑고구마도 한 상자를 샀거덩요.
근디...언제 먹을새가 읎어서 이러다가 썩어서 버리는건 아닌가 싶어서
안으로 들여놓으믄서 이제부터 열심히 먹기로 작정을 혔쓰요.
그도 그럴것이...아, 지 방이 글씨 이러다가는 먹거리 창고가 되게 생겼자녀유?
고구마 상자가 두 개나 떡허니 구석지에 버티고 앉었는디
요즘 수업자료로 쓰려고 여그저그서 들고온 자료들로
점점 요런 잡다헌 것들로 저 만의 공간이 점령당허고 있당게여.
얼렁얼렁 먹어서 좀 분위기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하야
오날침 요것을 맹글었단거 아뉴? ㅎㅎ
이름하야~~ 고구마 비트수프 올시다.
재료 : 밤고구마 큰거 1개, 비트 3/1개,양파 반 개,
밀가루1T,버터1T,우유100ml,생크림 약간,육수1C,
지난번 카페에서 샀던 고구마가 어찌나 푸지게 생겼는지
울집 찜기에는 통넘으론 못쪄용.
조각내서 찌믄 또 제맛이 안 나는것 같고...
허지만 맛은 기가 맥히게 달다우.
그랴서 오날침이는 요걸루다 맛난 수프를 만들어 볼랍니다.
요렇게 껍따구 벗겨내고 조각을 내서
비트와 양파가 고구마헌티 찬조출연을 허긋당만유.ㅎㅎ
비트를 넘 많이 넣음 색이 너무 진헝게로 요만큼 정도가 좋아요.
올리브오일여다가 잘라놓은 고구마랑 비트랑 양파를 달달 볶아주다가
ㅎㅎ 지난번 종합간장 만들고 남은 표고버섯 끓인 물여다
소고기 넣고 끓인 육수를 섞어서 넣어둔
바로 그 재활용육수를 자작허니 잠길 정도로 붓고
재료들이 푹신 익을때꺼정 끓여줍니다.
익힌 건더기들만 쏘옥 건져서 육수를 약간 넣고 믹서에 갈았쓰요.
손님상에 낼것두 아닝게로 걍 곱게 갈을 필요가 읎구만이라.
이제 루를 만들어야죵?
버터와 밀가루를 동량으로 옅은 갈색이 날때꺼정
볶아줍니다.
바로 요것이 수프의 농도를 내주는 거쥬.
갈은 재료들과 루를 섞어 한 번 더 갈았쓰요.
덩이지지 않게 허기 위한 간편헌 방법으루다가...ㅎㅎ
원래 루를 육수를 부어가믄서 덩어리지지 않게 천천히 풀어줌서 섞어얀디
미니믹서로 허다봉게로
수프주재료와 루를 한꺼번에 갈 수 읎어서
지는 요런 꾀를 씁디다요.
이제 우유와 생크림으로 마무리를 허믄 됩니다.
저는 육수에 이미 간이 되어있어서뤼 소금은 넣지 않었구먼요.
워뜌?
참 때깔이 곱쥬?
아침식사로 고구마 비트수프와 청정제주서 온 황금향 두 개.
요렇게 먹음서 생각혀봉게로
워째 워디서 본듯헌 느낌이다 혔등만
바로~~브루쉬라고 불리는 러시아인들이 즐겨 먹는다던 비트수프가 생각났쓰요.
그곳 사람들은 비트를 장수식품으로 여기는듯 허더이다.
예전에 발틱 여행중에 우리에겐 생소헌 참 맛있는 여러가지 수프들을 먹어본 적이 있었지요.
그러고보니 약간 비스무리~~헌 느낌입니당.ㅎㅎ
마늘과 양파와 캐슈넛과 고구마와 비트로 만들었다는 수프를 먹어봤거덩요.
요담번엔 지대루 함 만들어 볼랍니다.
오늘아침에는 어영꾸영 만들었지만
정리허믄서 생각헝게로 에효~~!
요기다가 파셀리가루를 뿌려줬어얀딩...
요 붉은빛의 수프에 초록빛 파셀리를 솔솔 뿌려주믄 금상첨환디
까맣게 잊어뿐졌지 뭐여라.
헐~!! 후추도 빼먹었쓩.
간 본다고 한 입 먹어보고서 그 놀라운 풍미에 홀딱 반혀갖구서뤼
지가 평상심을 잃어뿐졌네뵤.
월매나 맛난 수프였나 요 빈그릇을 보심 짐작허실테죠?
고구마의 달콤함과 비트의 묘헌 향과 식감이 어찌나 맛나던지요...
심기일전혀서뤼 조만간 정식으로 비트수프를 만들어볼테야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