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남정네들에겐 너모나 어려운 숙제

꿈낭구 2011. 4. 20. 12:36

집에서 빵을 굽기가 번거롭단 핑계로

~바나나가 있으면 우유가 떨어졌고

우유가 있으면 계란이 모자라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조물딱 조물딱...

오븐속에 집어넣고

꼬시헌 빵냄새를 풍기며 갓구워져 나올 녀석들을

기다리며 행복해하던 날들이 상당히 지났구먼요. 

ㅎㅎㅎ 사실은 게으름의 소산임에도 굳이...

요즘 빵집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발목 잡히곤 합니다.

가끔 다니던 빵가게가 문을 닫아서

새로운 곳에 발을 들여놓게 되얏는디

계산대의 큰애기는 늘상 적립카드나 뽀인또카드가 있느냐고 묻습디다.

그래 어저끄는 걍 흘려듣지 않고서리

구체적으로 물었등만 적립카드를 만들어주며

오늘것은 적립했으니 인터넷으로 등록을 하라고...

일단 먹음직시런 찹쌀꽈배기를 입에 덥썩 물고서리

꼼쀼따 앞에서 등록을 시도허는디...허~이것참!

이미 등록이 되어있답니다.

아니...그렇담 베스킨라빈스에서 사용허던 그거이 바로 이거아녀?

새카드에 적립을 시켰단디 그렇담 내카드에 옮겨달래야쥐...

 

저녁에 마침 빵가게 앞을 지나갈 일이 생긴 울신랑헌티

카드 두 장을 쥐어주며 여차저차...이러쿵저러쿵...설명을 허고서

부탁을 혔등만 대뜸...

그렇게 에로운 숙제를 내믄 어떻게 허나 이사람아~/

그게 무에그리 에롭냐구요.이왕 가는길잉게 아따~고것도 못혀줘요?/

에잉~가다가 잊어뿐질틴디.../

계속 꽁무니를 빼는데도 눈까징 호꿉떠감서나 반강요를 하며

주머니속에 얼렁 카드를 쑤셔넣었지라.

 

허허...그란디

볼일을 마치고 돌아온 울남푠...

세상에나 아까 사온 빵이 아직도 있구만

빵을 한보따리나 들고 들어서네요.

아니 누가 빵을 사오랬다고...

내가 몬살어~~/그러게 왜 나헌티 그런 신바람을 시키냐고오/

내가 잠시 착각을 혔구만이라.

이런일은 아짐니 전문이고 남정네들헌티는 턱없이 에로븐 숙제라는걸 모르고...

 

때마침 학교서 돌아온 딸랑구

입맛을 다시며 가위까지 들고 덤빕니다.

공평지게 3등분 해주세요.

근데 이게 왠 빵파티?/

울신랑 시치미를 딱땜시롱 /

요새 내가 이렇게 달달헌게 먹고싶더라/

ㅎㅎㅎㅎ 아이 앞에서 글두 아빠체면을 살려줘야 안씨것다구요?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아구아구...

야~! 너만 가운데 먹기냐?/

가만있어부와. 내가 정확허게 세로로 잘러줄팅게로/

히잉~ 글두 내것이 더 크다잉~/

 

 

ㅎㅎㅎ 요만큼 남었구먼요.

그러니 오늘아침 모다 입이 깔깔혀서...

죙일 찬밥먹게 생겼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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