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기지개 켜는 봄

꿈낭구 2019. 3. 2. 23:00


산수유가 꽃망울이 마악 터지려고 해요.

바깥세상이 마냥 궁금한지

저마다 얼굴을 내밀고 내다보는 모양이 넘 귀엽네요.

17년 3월초에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만난 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이 자그마헌 산수유나무를 선뜻 뽑아주셨거든요.

지리산 자락의 그 고마운 아저씨께

이렇게 잘 자랐다고 자랑삼아

이 사진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흰 라일락도 기지개를 켜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흰 라일락이 더 청초허니 이쁘더라구요.

그래서 창가쪽에 심었는데

나무 아래에서 어찌나 싹이 나오는지

살겠다고 움이 터서 나오는걸 잘라내기 미안해서

조심조심 떠서 엄마나무 가까이에 줄지어 심었어요.

모란도 꽃눈을 살포시 열었네요.

꽃만 소담스러운게 아니네요.ㅎㅎ

때가 되면 어쩜 이렇게도 고개를 내밀며 나오는지

참 신기하지요?

화려한 모란꽃으로 변신할텐데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놀이도

참 즐겁답니다.

애처롭기도 하고 애틋한 상사화가

여기저기서 삐죽삐죽 캐재기 놀이를 하고 있어요.

이 여린 잎들이 흙을 밀치고 나오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잎과 꽃이 영영 만날 수 없는 상사화가 애닯다고

남푠은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데

초여름 어느날 마술을 부리듯 쏘옥 올라오는 꽃대궁이며

핑크빛 어여쁜 꽃이 좋아서 그대로 뒀더니

해마다 늘어나서 여기저기 제법 많아졌어요.

동네 고냥이들이 행여 밟아 뭉갤까봐 걱정입니당.ㅎㅎ

이 묘한 집은 누구의 집일까요?

탱자나무 가시에 한몸처럼 단단히 붙어있는게

여간한 솜씨가 아닙니다.

요게 바로ㅎㅎ왕사마귀 알집이래요.

뽀쓰가 대단허쥬? ㅎㅎ

세상에나...

이게 누구의 소행일까요?

지난번 왔을때만해두 멀쩡했던 시금치가

이렇게 쑥대밭이 되었네요.


무참하게 희생당한 시금치 앞에서 할말을 잃었어요.

파릇파릇 이쁘게 올라오던 시금치를

이렇게 갉아먹은 주범이 누구인지를 기필코 밝혀내고야 말테야요.

봄이 되니 무섭게 잡초들이 올라옵니다.

더 무성해지기 전에 뽑아얄텐데

냉이를 캐던 칼을 이용해서 잠깐 캐낸것이 요렇게나 많아요.

참 무서운 생명력을 가진 풀들과의 전쟁도 만만치 않구만요.

팔목도 어깨도 허리도 그만하라고 아우성입니당.ㅋㅋ

비닐멀칭을 해얄지 말아얄지 고민중입니다.

손바닥만헌 텃밭에 무신 비닐멀칭이냐고

흙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큰소리 뻥뻥치던 남푠도

이것 쬐끔 하고도 끙끙 앓는소리허는 제 손목에 파스를 붙여주면서

살짝 고민허는 눈칩디다만

과연...우리는 승리를 할 수 있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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