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장난꾸러기 냥이

꿈낭구 2018. 12. 20. 12:59


이웃집 냥인지 작년부터 울시골집 쥔행세를 허믄서

지내고 있던 냥이가 새끼를 두 마리 낳은게 엊그제 같은디

벌써 이케나 커서 장난꾸러기가 되얏어요.

어제 모처럼 시골집에 갔다가

한나절 같이 놀다가 잘있으라고 작별인사를 혔등만

요러구 대답을 헝만유.ㅋㅋ

얘는 냥삼이야요.

어찌나 겁이 많고 소심한지

아직도 곁을 내주지 않고

주변만 어슬렁거리다 뒷북만 친당게여.

원래는 이 냥삼이가 더 몸집이 컸었는디

소심허다 보니 잘 못얻어묵어서 냥이헌티 치여

아직도 새끼처럼 주로 요러구 지내요.

울집 감나무가 요지경이 되얏어요.

냥이와 냥삼이가 하두 오르내려서

감나무 껍질이 죄다 벗겨져서 말이죵.

나무타기 선수랑게여.

울집 정원의 나무란 나무는 다 올라타고

심지어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쩜푸도 헌당게여.

지난 여름때꺼징만혀두 담장도 한 번에 못올라가서

나무에서 나무로 몇번을 시도해서 겨우 담장위로 넘어다니던 녀석들이

울집 정원수들이 반질반질헐 정도로 놀이터를 만들었당게여.

얼마전 지리산 정령치 쪽에서 식사를 했는데

그 집에도 어느날   냥이가 들어와 키우게 되얏대여.

음식점을 허다보니 냥이를 싫어허는 손님두 있을테고

아무래도 음식을 다루다보니

냥이를 집안에 들이기가 쉽잖은 처지라 갈등을 했는디

새끼냥이가 가엾기도 하고

어찌나 비비적대믄서 애교를 떠는지 결국 한 식구가 되얏다네요.

할 수 읎이 손님들 맞이허는 시간에는 묶어두고 키우는데

깊은 산골마을이라 추워서 스티로폼으로 냥이의 집을 마련해주셨더라구요.

직접 만들어서 옷가지도 깔아주시고

속에 조그만 전등까지 달아 난방대용으로꺼징...

그 따뜻헌 마음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드랑게여.

ㅎㅎㅎ 안 그래두 울시골집 고냥이들이 추운데 어찌지내나 걱정했더니

만들어 놓으신 고냥이 집을 한 채(?) 주셨어요.

고냥이가 스티로폼을 뜯음 곤란할것 같아서 사양하려는데

추위에 떨믄서 냉해 입을까봐 왕겨를 사다가 꽃나무주변에 폭신허게 깔아준곳에서

뒹굴고 뭉개고 털에다 왕겨를 잔뜩 묻히고

와서 비비대던 모습이 생각나서 가져왔당게여.

어미가 새로운 집을 한 바퀴 돌고 한참을 탐색허더니

ㅎㅎ요러구 차지허고 있네요.

요게 어인 물건인고...궁금헌 새끼 냥이는

호시탐탐 어미가 집을 비우기만을 기다리며

ㅋㅋ자못 무심헌 척 요러구 있어요.

얼마후 어미가 집을 비우자마자 때는 이때다 싶었는지

눈치를 쓱  살피더니 냥이가 들어가고 있어요.

노랭이 냥삼이는 누가 소심이 아니랠까봐

머리만 넣었다 뺐다 수없이 반복허다가

결국 어미 기척에 꽁무니빼고 도망갔어요.

어미는 냥이의 낌새를 눈치챘던지

사납게 으르렁대자 마악 입성허려던 찰나 냥이도 다리야 나살려라~~ ㅋㅋ

냥이는 어찌나 재롱을 떠는지

울신랑의 귀염을 독차지허고 있당게여.

어제도 먹고 남은 생선이며 고기를 싸들고 갔을 정도니까요.

저는 먼발치에서 보믄 이쁘고 귀여운데

가까이 다가와서 부비적대믄 무섭고 싫었거든요.

그런데도 하두 아양을 떨믄서

야옹거리며 따라댕기니 발에 걸려 넘어질 정도라서

어느새 빠져들게 되어 귀엽고 이쁘더라구요.

어미는 그걸 또 샘을 냅니다.

남푠이 새끼를 만진 손으로 어미를 쓰다듬기라도 헐라치믄

히스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랑게여.ㅎㅎ

우리가 머무는 동안 내내 우리 주변에서 고냥이 세 마리가

맴맴돌아서 정작 추위에 약한 꽃나무들 월동대책 세워주러 갔다가

고냥이들과 노느라 지대루 마무리도 못허고 왔구먼요.

마트에 가믄 어느새 울신랑은 냥이 장난감에 정신팔려 있을 정도로

얘네들헌티 쏘옥 맘을 빼았겼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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