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봄이 울시골집 마당에 내려앉았어요.

꿈낭구 2019. 2. 21. 18:25


아직은 바람끝이 찬데

민들레가 겁도읎이 이렇게 꽃을 피웠네요.

낙엽이불을 살짝 걷어주니 기지개를 켜고 있는것 같구만요.

지난번 시골집에 장을 담그고 돌아와서

무시로 장 항아리가 생각났어요.

고추랑 대추를 추가로 더 넣어줘얀디

통고추가 없네요.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가꾼 고추를 수확해서

쉽게 말린다고 잘라서 말렸기 때문이지요.

몇 개 때문에 고추를 사러가는것도 그렇고 해서

걍 잘라서 말린것을 넣기로 했어요.

대추는 차로 끓여마시기 위해서 샀던거라 좀 작지만

씻어서 말린거라서 한 줌 챙겨갖고 가서 뚜껑을 열고

광목덮개를 벗겨보았더니

벌써 메주에서 노오랗게 우러나 장 익는 냄새가 아주 맛있게 나고 있더라구요.

마늘이 싹이나서 시험삼아 함 심어보려구요.

고양이들 놀이터가 된 부추밭 한 켠에 요렇게 조금씩 간격들 두고 심으려구요.

늦가을에나 심는 마늘을 이제서야 심느냐구요?

ㅎㅎ 싹난 마늘이라서 그저 풋마늘로나 먹어볼까 하구요.

그래도 30개 정도는 되는것 같네요.

흙을 살짝 덮어주고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고냥이들헌티

단단히 타일렀쓰요.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바깥세상이 몹시도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분홍빛 꽃이 애닯은 상사화가

모과나무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삐죽삐죽 잎을 내밀고 있네요.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냉이도 파릇파릇 돋아났어요.

햇볕 등지고 앉아서 냉이를 캤어요.

요 정도믄 울 두 식구 냉이국은 충분히 끓여먹을 수 있겠어요.

양지바른 앞뜰에서 다듬노라니 향기가 아주 좋아요.

민들레가 보리밥나무 아래에서 해바라기 하고 있어서

쪼그리고 앉아서 마주보고 한참을 놀았어요.

왕겨이불을 걷어차고 수선화도 올라오고

성급헌 히야신스는 벌써 꽃대를 만들고 있어요.

잎이 짙은걸루보아 아마도 짙은핑크빛 히야신스 같아요.

해마다 번식을 해서 히야신스꽃이 피면

얼마나 향기로운지 내내 요 앞에 쪼그리고 앉게 된답니다.

밖에서 자라는거라서 향기가 더 좋은것 같아요.

새끼를 밴 냥일이가 계속 칭얼거리기에

줄게 없어서 삶은달걀을 주었더니 허겁지겁 먹고있네요.

우리와 만난지 벌써 3년째인데

작년에 새끼를 낳았는데 또 새끼를 가진것 같아요.

동네에 갑자기 고양이들이 많아져서

이웃집에서 먹이를 주는 모양이더라구요.

옆집 고양인줄 알았더니 것두 아닌가봐요.

암튼 우리만 가믄 차소리만 듣고도 정신없이 달려나와

비비대믄서 따라다녀요.

아직도 곁을 잘 내어주지 않는 새끼 냥삼이가

뒤늦게서야 나타나서 찡찡대서 또 하나 줬더니

맛있는지 냠냠 먹고있어요.

젤루 애교쟁이 냥이는 워딜 쏘다니는지

우리의 기척에도 나타나지 않는걸 보니

어디서 사냥감을 노리는건 아닌지 몰긋네여.

떡볶이를 준비했어요.

어묵과 사리면을 넣고 고추장, 간장, 마늘, 설탕, 대파만으로

맛을 낼 수 있을지 몰긋지만

시골집에 오믄 뭐든지 맛있다는 남푠을 위해 깜짝 메뉴로 점심을 대신하려구요.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 떡볶이가 만들어졌어요.

매운맛을 달래줄겸 뜨거운 국물도 마실겸

어묵탕도 끓였어요.

멸치육수만으로 과연 맛을 낼 수 있을까 살짝 걱정됩니당.

요즘 나무 전지를 해야한다고

매실나무 단풍나무...

그동안 책과 인터넷을 통해 학습헌 내용대로

열심히 시도를 하느라 허기진 모냥입니다.

작년에 남푠이 만들고 지가 그림을 그려서 만든 합작품

우리 둘만의 의자에 앉아서 소풍온것 맹키로 점심을 먹으려구요.

뜻밖의 메뉴에 아주 신바람이 났쓰요.ㅋㅋㅋ

식사기도를 하는 동안에 고냥이들이 야옹야옹 난리도 아닙니당.ㅎㅎ

아고고...냥이들 땜시 밖에서 못먹으려나봐요.

쫄깃한 떡과 사리면과 어묵이 넘넘 맛있대여. 으쓱으쓱^^

어묵 국물도 호호~~불어가믄서 떠먹구요.

남편은 남천이 너무 자라서 나누어서

창가쪽으로 옮겨심느라 오늘 힘좀 썼어요.

지난번 국화 자르고 후유증으로 수저도 못들 정도로 손이 아파서 고생했는데

오늘은 모든걸 돌쇠헌티 맡겨달랍니당.ㅋㅋㅋ

마님~! 분부만 허시지요.

이걸 워디다가 심어디릴깝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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