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비오는 날의 낭만 데이트

꿈낭구 2019. 4. 24. 19:35


작년에도 여행을 하다보니

우리의 아름다운 봄풍경을 즐기지 못했었는데

올해도 가족여행 다녀오니

눈부신 벚꽃도 순간 지고 잎이 나와

절정을 즐기지 못했다.

좀 늦은걸 알지만...그래도 그곳은 기온이 낮은 지역이니

살짝 기대를 하며

비오는 봄날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군락을 이루고 앞다투어 피어난 야생화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눈이 내리듯 산벚 꽃잎이 사뿐사뿐 날리는 좁다란 강변길.

우리가 도시락을 먹던 이곳에도

핑크빛 꽃잎으로 수를 놓았다.

맑은 물소리와 경쾌한 새들의 노래가 싱그럽다.

살짝 내리던 비도 그치고

조붓한 오솔길을 걷기에 최상의 날씨다.

꿩들의 짝짓기 시즌인지

여기저기에서 꿩의 소리가 적막한 숲을 깨운다.

산벚이 피었으면 훨씬 더 아름다운 길이었을텐데...

하지만 꽃길을 걷는것도 제법 분위기 있어 좋다.

마치 자기가 꽃을 피운듯

남의 옷을 입고 시치미를 뚜욱~! ㅋㅋ

핑크핑크 꽃길을 걸어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가끔씩 물웅덩이에 내려앉은 꽃잎배와 놀기도 하고

눈 내리듯 소리없이 내리는 꽃비를 맞으며

천천히 꽃들과 나무와 풀꽃들에게 눈을 맞추고

이런 놀이도 하며 놀고

말 보다 훨씬 로맨틱한...

가슴 뛰던 청춘시절의 어느 봄날 어드메쯤으로 돌아간듯...

이렇게 멋진 낭만데이트가 어디 또 있겠느냐며

찔레도 연분홍꽃을 몰래몰래 피웠다네.

산 저 너머로 구름이 내려앉는 모습 또한 절경이다.

보였다가 사라지고

사라졌다가는 다시 나타나는

구름과 산의 숨바꼭질 놀이도 재미나다.

광대수염이 목을 길게 빼고 봐달랜다.

꽃받침에 난 긴 털이 수염같아서 광대수염이란다.

하얀 꽃잎과 까만 꽃술이 매력적이다.

미나리냉이도 여기저기 피어나고

우리만의 오솔길이니

연인의 오솔길이라 부르기로 한다.

으름덩굴이 보랏빛 예쁜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꽃비 내린 웅덩이를 거울삼아

재미난 놀이도 하고

어느새 오솔길의 반환점에 가까워졌다.

아쉬운 마음에 드라이브 삼아 충청도로 산벚과 조팝나무꽃을 즐기러

신나게 내달리고

하지만 거기도 산벚은 이미 지고 없었다.

대둔산의 구름쇼도 공짜로 관람하고

즐겁고 행복한 나들이였다.

'풍경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여행1  (0) 2019.09.01
즐거운 산행  (0) 2019.05.01
4월 첫날 봄산행  (0) 2019.04.01
복수초의 시간  (0) 2019.03.30
봄꽃들을 만나러  (0) 2019.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