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호박죽

꿈낭구 2019. 11. 29. 20:18


늙은 호박으로 맛있는 호박죽을 쑤었어요.

늙은 호박 자그만헌게 시골집 탱자울타리에 숨어있어서

뒤늦게서야 발견하는 바람에

된서리를 맞아 꼭지 부근이 몰캉헌게

그대로 놔뒀다가는 옴팡 썩을것 같아서

호박죽을 쑤기로 했어요.

속이 황금빛이 아니라 좀 애매모호헙네당.

이미 한 쪽 부위는 수상시런 징조가 보여요.

씨를 빼내고

껍질을 벗기는 수고를 남푠이 대신 해줘서

호박죽 쑤는게 일도 아니구만요.ㅎㅎ

웍에 호박을 넣고

물을 한 공기 정도 넣고 삶아지는 동안에

부재료를 준비했어요.

김치냉장고 속에 보관했던 밤을 꺼내서

껍질을 벗기는게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요것두 역시 남푠의 솜씨.ㅎㅎ

껍질 벗기는게 힘들었던지

에어프라이어에 군밤을 만든다더니

칼집을 좀 깊게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펑펑 껍질 터지는 소리에 깜놀했답니다.

군밤이 맛은 있는데 껍질에 밤이 많이 달라붙어

손실이 많은게 흠이더이다.

껍질 벗긴 밤을 씻어서

먹기좋게 썰어서 랩을 씌워서 전자랜지에 쪄서 넣으려구요.

집안에 달큰헌 냄새가 퍼져 나가고

이미 호박이 다 삶아져서

불려둔 찹쌀을 믹서에 갈아서 넣고 끓였어요.

냉동실의 삶은 팥을 넣은 상태라서

생밤을 넣으면 번거로울것 같아서

쉽게 하려구 밤을 따로 익혔어요.

아무래도 팥이 좀 부족한것 같아서

다시 냉동실에 찰밥찔때 쓰려고 삶아서 소분해둔거

한 봉지 더 꺼내서 넣었구요.

익은 밤도 함께 넣었어요.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 다음 맛을 보니

우와~! 진짜 맛있어요.

호박죽은 뜨거울때 먹어도 맛있지만

차갑게 식은 상태로 먹는것도 참 좋거든요.

그래서 넉넉한 양이라도 둘이서 식사 대용으로도 먹고

간식으로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김장때 동치미 대신 담갔던 물김치가 새콤허니 잘 익었네요.

호박죽과 물김치의 조합은

두 말 허믄 숨가쁘지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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