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남푠의 새로운 일거리

꿈낭구 2019. 12. 31. 16:17


지난번부터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친 끝에

잠시 민달팽이의 출몰이 뜸해졌나봐요.

여린 잎들이 무성하게 올라오고 있어요.

저녁마다 깜깜한 틈을 타서

응큼시럽게 기어나와서 아디안텀 어린 잎으로 식사를 즐기는 녀석을

찾아내긋다고 후레쉬까지 장착허고

매일 밤 베란다로 출장을 나가는디

아주 얼마나 뜯어먹었던지

민달팽이가 토실토실 엄청 크더랍니다.

화분 밑바닥에 숨어있는넘도 색출혀서

현장에서 체포허고

냠냠 뜯어먹는 넘을 단숨에 생포를 혀서 없앤것만 혀두

벌써 총 다섯 마리래여.

밤마다 새로운 임무를 띠고

야간순찰을 나가는 남푠땜시 너무 웃겨요.ㅋㅋ

대단헌 사냥이라도 나가는듯

발소리를 쥑여감시롱 살곰살곰~~~!

커피찌꺼기와 과일껍데기로 유인허는 방법꺼징 써가믄서

아주 요새 총력을 기울잉만유.ㅎㅎ

어디 으슥헌 곳에다 행여 번식을 하지나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잉게벼라.

헤드랜턴꺼징 챙겨서 끝끝내 민달팽이로 부터 시달리는

울집 아디안텀들을 지켜내긋대여.

민달팽이가 베란다의 채소들 보다

아디안텀을 더 선호하는 이유를 알 수가 읎네여.

기분나쁜 점액질의 흔적들이

유리창에 꼬부랑 그림으로 남아있는게

아직도 워딘가에 숨어지내는게 확실헌게뵤.

야간 정찰꺼징 매일 밤마다 하는 남푠에게

특별수당이라도 지급혀얄랑게뵤.

남푠의 활약으로 민달팽이의 출몰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서

아디안텀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네요.

이러다가 달팽이박사가 되게 생겼구만요.

베란다의 화분에 급관심을 보이니

이름도 알게되고 자세히 눈을 맞추며 들여다보기도 하고

ㅎㅎ암튼 남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구만요.

우리집 베란다에서 얼마나 오랜 세월을 함께 지냈는데

이제서야 관심을 받는게 쑥스러운지

아디안텀은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설레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식물의 언어를 어찌 알아듣느냐굽쇼?

ㅎㅎ제가 바로 초록손가락이 아닙네까?

통크게 일을 냈구만요.

이 상처의 흔적으로 보아 최근의 소행은 아닌것 같고

지난번 맹활약을 하며 울베란다를 누비고 다니던 시절의 소행인듯 합니다.

가려운곳을 긁어줄때의 시원함 같은

통쾌한 짜릿함으로 신바람이 난 화초들을 돌아보는것도

요즘 즐거운 일상중 하나구만요.

이 아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다 알고 있을끼라요.

울엄마의 손길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을거구요.

말하지 않아도 저는 이 초록생명들의 말을 알아듣는당게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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