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아주까리 묵나물볶음과 매생이떡국

꿈낭구 2020. 1. 9. 09:24


아주까리잎 묵나물 볶음을 만들었네요.

울여름별궁에 심은 아주까리가 이렇게 키가 훌쩍 자라

시원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줬지요.

피마자라고 하는데

어릴적엔 아주까리라고 부르곤 했지요.

요 잎은 아주 꼬숩고 맛있어서

말려뒀다가 보름나물로도 요긴하게 쓰였는데

어릴적엔 묵나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 아주까리잎 묵나물 볶음은 맛있게 먹었던것 같아요.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물 들일적에

요 잎으로 봉숭아꽃물을 올린 손톱을 감싸는 용도로 쓰이곤 했던지라

어린 시절의 향수를 즐기기 위해 탱자울타리 곁에 심었답니다.

요거 수시로 따서 채반에 널어 말려둔 묵나물을 꺼내서

들기름에 볶아야 묵나물은 제맛이 납니다.

국간장으로 간을 하구요.

볶으면서 양파도 썰어 넣고

마늘도 넣어서 볶으니 많은것 같았는데 양이 얼마되지 않네요.

이렇게 맛난 아주까리 묵나물볶음을 맛나게 먹고서

양이 너무 적어서

다시 아쉬운 마음에 또 한 번 만들었어요.

물에 담갔다가 부드럽게 삶아서

묵나물 특유의 향도 없앨겸 이틀 정도 물을 갈아주면서

이렇게 담가두었지요.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살짝 삶는 시간을 줄여보았더니

지난번 보다 잎이 온전해서 좋더라구요.

그런데...오늘 아침에 요 묵나물을 볶다가

중대실수를...

들기름과 마늘, 국간장으로 미리 밑간을 해서

조물조물 해서 볶으면서

국간장으로 조금 더 간을 맞춘다는게

고만 양파청을 넣었뿐졌쓰요.

에구구...

제가 항상 넣어두고 쓰던 위치에서 무심코 꺼내서 넣었는데

제가 아파서 주부노릇을 못헌 사이에

남푠이 남푠 스타일루다 위치변경을 시켰던 모양입니다.

분명히 국간장과 양파청이라는 라벨이 뚜껑 위에 붙여져 있는것을

확인도 안 하고 대충 세 글자라서 넣은 실수였지요.

그래서 양파청의 단맛을 감추기 위해서

나름 꾀를 내어 국간장을 더 추가했더니

묵나물이 너무 짜졌어요.

그래서 다시 양파와 당근을 더 썰어넣고 볶다보니

ㅋㅋ비쥬얼은 그럴싸헌디

맛은 워째 요상시런 묵나물이 되고 말았네요.

글두...아깝게 버릴 순 없으니

조만간 비빔밥에 넣어서 감쪽같이 해결헐라고 혔등만

남푠헌티 딱걸렸쓰요.ㅎㅎ

오늘은 워째 뭔 일이 안 되야요.ㅠㅠ

지가 실패헌 묵나물과 씨름허는 사이에

남푠이 매생이떡국으로 아침을 준비한다더니

ㅋㅋㅋ이런 비쥬얼루다...

이 매생이떡국을 본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남푠 역시 아주 민망헌 얼굴로 내뿐지고 싶다공...

사골육수에 떡을 넣고 끓이다가

건조되어 나온 매생이 두 봉지를 넣고 끓인거란디

건조된거라 그런지 죄다 이렇게 풀어져서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달걀도 풀고 끓였는데

먹음직은 둘째치고 보암직이라곤 전혀 아랑곳 없는 이런 형상이 되얏다고...

우리 오날침 왜 이러쥬?

ㅎㅎ정말 그릇을 밀어내고 싶게 생긴 매생이떡국이라며

낙심헌 남푠을 위로허는 차원에서

맛나게 먹기로 했어요.

맛나게 먹으니 맛은 그런대로 괜찮더라구요.

킥킥거리며 웃다가

우리 둘이 서로 비긴거라고 쌤쌤하기로 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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