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둔 20년의 봄날

꿈낭구 2020. 3. 18. 01:15



서둘러 간 덕분에 마스크 2장을 살 수 있었다.

이게 뭐라고 부자가 된듯 든든했다.ㅎㅎ

지난주에 이어 마스크 구매에 성공을 해서

이제 마스크가 네 장이 생겼다.

사람들 모이는 장소에 이제는 잠깐씩은 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랄까?

정말이지 이전의 평화롭던 일상이 얼마나 귀한것이었나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우울한 20년의 봄날이다.

마스크가 필요없는 나들이...

시골집에 갔다.

사람 만날 일 없고 조용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요즈음 우리의 놀이터이자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다.

노루귀가 며칠 만에 만개해서

그 작고 앙증스러운 자태로 목을 빼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냥1이가 슬금슬금 다가와 쓰다듬어 주길 바라는 눈치인데

조금 기다려줘야긋다.

초벌부추를 다듬고 있으니까...

초벌부추만 다듬는줄 알았더니

쪽파도 다듬고 겨우내 텃밭에서 목숨을 연명한 항암배추도 다듬노라니

팽 토라져서 등을 돌리고 시위중이다.ㅋㅋ

히야신스가 영양상태가 부실해서 그런지

워째 키가 난쟁이똥자루다.

향기를 맡으려면 무릎을 꿇어얄판...

노루귀는 작고 가녀린 모습으로 존재감을 팡팡~~!!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말 화려하다.

어느새 키가 훌쩍 자란 산수유가 노란 꽃으로 벌들을 유혹한다.

꽃무릇 구역에서 복수초가 자기들도 눈 맞춰달란다.ㅎㅎ

꽃과 잎이 참 특별한 조합이다.

얘는내년을 준비하려고 머지않아 이 봄날에 깊은 잠에 들려나보다.

오늘따라 유난히 바람이 세더니만

금세 꽃잎 몇 장이 하릴없이 지고 있다.

이렇게나 화려한 치장을 하고

너무 짧은 생이 억울하지도 않나?

오늘은 주목과 캉캉나무와 과일나무 전지를 하려나보다.

옮겨심은 철쭉과 핫립세이지에 물을 주어야긋다.

공조팝나무 가지 사이로 수상한 생명체가 보인다.

겨우내 안녕하신가

뉘신지 몰긋지만 암튼 인사를 청해본다.

바람결에 향기로 마음을 전해오는 이 쪼꼬미들...

앙다물고 힘껏 기지개를 켜고 있는 보랏빛 꽃대가 귀엽다.

얘는 핑크빛 꽃을 피우려나?

오늘은 강풍의 위세가 대단한데

용케도 가녀린 몸으로

심술궂은 봄바람을 견뎌내고 있다.

마구마구 허리가 휘도록 흔들리면서도

어쩌면 이토록 귀엽고 앙증맞은 꽃을 피워낼까?

냉이꽃이 이렇게나 어여쁜지

아마도 사람들은 잘 모를거다.

나 혼자서 쪼그리고 앉아서

실컷 냉이꽃과 놀았다.

철쭉 가지에 또 다른 생명체를 품은 알집이 보인다.

사마귀 알집 같은데...

참 폭신하고 아늑한 보금자리 같다.

오늘 아침 집을 나서며 눈길을 끌었던 백목련.

우리 아파트 보다 뒷동네 사람들이 더 호사를 누릴듯...

흔치않은 토종목련이다.

한나절 사이에 이 하이얀 꽃망울들이 얼마나 벙글어졌을끄나...

우리 지역에도 확진자가 생겼다고 뒤숭숭한데

언제까지 이 코로나19 감옥에 갇혀 지내야만 할까...

바람에 다 날려보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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