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영농준비

꿈낭구 2020. 3. 4. 17:56


과일나무 전지도 늦은감이 있고

거름도 줘얀다믄서 혼자 다녀온다고 집에서 있으라기에

그 무신 섭헌 말쌈을...

바늘 가는디 실이 가야쥥.

후다닥 따라 나섰쓰요.

엊그제 저염된장 만든다고 장 항아리 손을 봤는디

항아리뚜껑에 광목덮고 고무줄로 묶어둔게

고무줄이 삭아서 생고무줄을 챙겨들었지요.

근디...깜빡허구서 된장 위에 덮을 김을 안 갖고 갔어요.

에효~! 다음번에 해야긋구만요.

남푠은 텃밭정비사업으로

저는 화단을 온통 점령한 허브를 정리하는것으로

각자 맡은 구역에서 시간을 보냈네요.

아쿠야~! 기절초풍헐뻔 혔씨유.

갑자기 청개구리가 땅속에서 출몰해서

뒤로 넘어질뻔...

야가 아직 잠이 덜 깼나 한참을 그림같이 이러구 있더니

슬로우모션으루다 파헤져진 흙 속으로 들어갔네여.

고냥이들이 발견하고 덤빌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이지요.

체리는 해마다 사다 심어도 겨울 지나고 나면

비실비실하다가 말라죽어서

작년 초겨울에 비닐로 감싸주었다가

벗겨주었더니 무사한것 같구만요.

새싹보리 구역의 나무는 미니사과.

작년에 오이한테 시달려서 고생이 많았는데

그래도 키도 부쩍 자랐네요.

비닐로 덮어둔 상추와 근대는

비닐 속에서 웃자라서 파릇파릇하구요

시금치는 오다가다 하나씩 제법 튼실허니 자랐네요.

아로니아는 추위에도 끄덕없어 보입니다.

그 곁의 미니사과는 가지치기를 해줘얄만큼 무성하게 자랐구요.

아직 허브는 비닐옷을 안 벗겨줬어요.

아무래도 연약해보여서...

행여 월동을 못하고 죽었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아로니아 밑에 무성하게 저절로 자란 갓이

원래 구역을 넘어서 미니사과 구역으로 월담을 했어요.

붉은 갓이라 김장때 쓰려고 몇 포기 얻어다 심은것인데

씨가 떨어져서 온갖곳으로 무서운 기세로 퍼져서

과감히 뽑아내고 요만큼만 남겨두기로 했어요.

거름도 주고 과수용 고형비료도 줬답니다.

파씨가 시원찮아서 그런지 쪽파가 난쟁이야용.

글두 소중헌 유기농쪽파니께...

산수유가 샛노랗게 꽃문을 열었네요.

히야신스도 미처 꽃대도 못올린 상태로

꽃을 피웠구요.

여기저기 히야신스가 기지개를 켜고 있어요.

수선화도 키재기를 하고 있는데

어느새 꽃망울이 맺힌것도 있어요.

햇살 가득한 울아파트 베란다에서는 꽃들이 노래를 하는듯...


라벤듈라반데라가 꽃을 피우려나 봅니다.

꽃망울 사이로 보랏빛 꽃송이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여기저기 부지런히 햇볕을 향해 쑥쑥 기지개를 켭니다.

아주 쬐끄만 화분에 심겨진것을 작년에 사다가

시골집에 심었는데 역시 바람과 햇빛과 땅맛을 보고 자라서인지

엄청 실하게 자랐어요.

겨울에 월동이 어려울까봐 화분에 옮겨심어

아파트로 데려왔는데

따뜻해서 그런지 꽃망울이 정신없이 올라와요.

요거 다 피면 향기에 취해서 황홀할것 같아요.

솜털 보송보송한 모습만 바라봐도 좋아요.

햇빛을 골고루 먹으라고 화분을 가끔씩 돌려주고 있어요.

시클라멘은 꽃도 예쁘지만 잎도 이쁘답니다.

모양도 다채롭지요?

빨강과 하양이도 있었는데

얘들이 가장 실한가봐요.

이렇게 피기 시작한지가 한 달도 넘었는데도

여전히 계속해서 꽃대가 올라온답니다.

꽃모양도 잎모양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내일은 꽃집에 가서 다른 꽃들도 사올까봐요.

요즘 나가지도 못하고 방콕하며 지내는데

이런 꽃들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는것도 좋겠지요?

마스크 사려고 대기하고 있다가

시작하자마자 시도를 했는데

금세 마감됐다네요.

이제 몇 개 안 남은 마스크로 언제까지 버텨내얄지...

제발 어서 이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마음껏 봄을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의 하루하루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가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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