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냥이들의 놀이

꿈낭구 2020. 3. 24. 16:00


울 여름별궁의 터줏대감이 된 냥1이는

우리와 만난지 벌써 4년째.

아주 어릴때 귀여운 모습으로

비어있던 울 시골집 정원의 철쭉 아래에서

기지개를 켜며 나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곤 했었드랬는디

어느새 늙어서 흰 털이 희긋희끗...

반지르르하던 털빛도 윤기를 잃었고

몸도 많이 무거워져서

요즘에는 먹을때 빼고는 만사가 귀찮다는듯

허구헌날 느릿느릿 느림보거북이가 되얏당게여.

냥1이의 새끼 얼룩이가 냥2

노랭이가 냥3이.

냥2가 젤루 애교가 많고 처음부터 아주 잘 따랐구요

냥3이는 한참동안 곁을 주지 않아 잘 못얻어 먹어서 그런지

야생성에 있어서는 단연 1위.

그렇게 우리와 몇 번의 계절을 함께 보내고

이제는 얘들 노는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넘넘 잼나요.

오늘은 둘이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듯...

냥2는 남천 그늘아래

냥3이는 청목 그늘아래 이러구 숨어서

엄마인 냥1이 몰래 능청을 떨고 있네요.ㅋㅋ

어미인 냥1이는 요것들아

내 다 알지롱~!

늬들 기껏해야 내 손바닥 안이징.

끄덩끄덩 졸다가 새끼냥이들이 숨어있는 나무쪽을

이러구 지켜보믄서 또 장단을 맞추고 있구만요.

냥이들 노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웃긴지 몰러요.

난 옷도 얼룩덜룩 무늬인데다

남천의 그늘꺼징 얼룩덜룩혀서

이러커구 있으믄 울엄만 날 못찾을거얌~!

ㅎㅎ엄마가 오엽송 나무 사이로 지 모습을 지켜보는것두 모르구서뤼...

야 임마~!!

너 언제꺼징 그러커구 있을거냥?

냥3이는 어미 곁으로 다가와서

"언냐~! 암만 숨어도 소용없다니까...

그만 나와."

냥1이와 냥3이는 냥2가 숨어있는 맞은편으로 이동을 해서

이렇게 냥2가 숨어있는 남천 그늘을 지켜보는데

냥2는 것두 모르고...

냥3이는 '에잉~! 나는 모른척 할란다.'

얘네들 장난감을 만들어줘얄랑게뵤.ㅎㅎ

냥3이는 제가 먹고있는 비스켓에 더 관심이 있나봅니다.

결국 못참고 다리 사이로 계속 비비대믄서 왔다리 갔다리...

본격적으로 입맛까지 다셔가믄서요.

셋 중에서 냥3이가 젤루 민첩해요.

예전에 먹이를 손바닥에 놓구서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남푠을 할퀴고 달아난 냥3이가

맛박 한 번 얻어맞은 이후로

남푠헌티는 쉽게 마음문을 열지 않는데 비해

저만 보믄 발라당 누워서 눈을 맞추고

좌로 굴러 우로 굴러를 수없이 하는 애교쟁이랑게여.

날아다니는 새도 잡고

꽃을 찾아드는 벌도 잡고

땅속에서 생쥐도 잡는 날쌘돌이라우.

갖고 놀으라고 테니스공도 줘보구 약간 바람 빠진 공도 줘봤는디

잠깐 흥미를 보이는듯 싶다가 마당 한 켠에 팽개쳐졌구만요.

어디서 물새 앞가슴털이라도 구해다가

얘네들 장난감을 만들어줘얄랑게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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