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5월13일

꿈낭구 2020. 5. 15. 12:14

 

샤스타데이지가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웃고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렇게 꽃을 피워준게

얼마나 기특하고 이쁜지...

 

 

공조팝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은밀한 가지 속에 이번에는 누가 둥지를 만들었을까?

냥이들이 쉽게 오르내리는 나무를 피해

가녀린 가지이면서도 은밀하게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이 공조팝나무는 새들의 둥지로 꼭 맞는 나무다.

바로 곁의 담장 위에서 냥이들이 호시탐탐 노리지만

가녀린 가지를 타고 오를 수 없으니

냥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겠지?

호랑가시나무에서 주변을 살피며

둥지를 오르내릴 수 있으니

새들에게는 이 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또 있으랴.

 

 

 

여러 종류의 허브 중에서

부지런한 체리세이지가 제일 먼저 꽃을 피웠다.

 

 

핫립세이지는 아직 꽃망울도 안 생겼던데...

공사가 아직은 이쪽까지 진행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 구역에 보리지와 바질 씨앗을 심었는데

아무래도 위태위태하다.

 

 

작년에 씨앗이 떨어졌나 뽀삐가 여기저기 꽃을 피웠다.

 

 

너무나 가냘프면서도 강렬한 꽃.

요즘에는 여러가지 색 꽃이 있던데

모아 심으면

 

방울토마토가 벌써 꽃을 피웠다.

 

이곳의 주인은 원래 열무인데

모종으로 사다 심은 방울토마토가 주인행세를 하게 생겼다.

씨를 뿌린 열무와 사이좋게 잘 지내얄텐데...

 

 

단감나무 아래 온 천지에 고들빼기다.

작고 귀여운 노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릴때마다 환상이다.

이 많은 꽃들이 씨앗을 맺게 되면

어쩌면 나는 고들빼기 장사를 나가얄지도 모른다.

우선은 꽃이 이뻐서 걍 두기로 했다.

 

흰 철쭉이 천도복숭아와 햇빛 경쟁에서 밀렸는지

꽃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근처의 아스파라거스도 불만을 토로하는듯

키가 속절없이 위로 쑤욱~!

과일나무를 심을땐 좀더 심사숙고하여 심어야했다.

야생의 딸기가 익어가는 초여름의 텃밭은

눈으로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달팽이들이 먼저 건방지게 먹었다간 가만 안 둘테다.

 

 

대석자두라는데 열매를 솎아줘얄듯.

너무 많이 달렸다.

자두를 무척이나 좋아하는지라

남푠이 작년에 심어줬는데

올 봄에 또 한 그루 사다가 심어줬다.

 

자두에 약을 안 하면 먹을 수 없다는걸

작년에 이미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많이 열렸는데

우리 먹을것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배짱으로

 

눈으로만 감시하는 중이다.

벌레들을 퇴치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작년에 가지치기를 잘못 했나

올해엔 앵두가 아주 조금 열렸다.

아이 좋아하는 앵두청을 올해엔 조금밖에 못 담글듯...

아쉽당.

하나의 가지에 작년의 감꼭지와

올해 새잎이 함께 달린게 신기하다.

곧 감꽃이 필텐데...

코로나19로 중단된 원예치료 수업은

언제쯤에나 시작될지...

요맘때 감꽃목걸이와 팔찌를 만들곤 했더랬는데...

문득 요양원의 어머님들이 보고싶다.

 

작고 귀여운 노랑이와

 

 

하늘거리는 아스파라거스

 

우거진 이파리 때문인지

요즘 냥이들은 이 캣타워에 오르지 않는다.

이 단감나무와 협상을 맺은걸까? ㅎㅎ

 

향기와 생김새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체리세이지의

우아한 자태에 흠뻑 빠져본다.

 

 

근처의 사과나무와 페퍼민트가 성가실법도 하긋지만

글두 용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으니 고맙다.

지난 겨울을 웅크리고 견뎌내다가

이제 제 세상이다.

치커리의 위세가 당당하다.

야들야들한 잎에 쌉쌀함을 야무지게 장착했다.

 

노란 꽃잎에 버터를 바른듯 반짝반짝한 미나리아재비에도

봄손님이 찾아들었다.

 

꽃이 하도 앙증맞고 이뻐서 옮겨 심었는데

남푠이 풀인줄 알고 뽑아냈단다.

화들짝 놀라서 뽑아서 내팽개쳐진 것을 다시 심었더니

그래도 다행히 살아남은게 있어서 이렇게 이쁜 꽃을 피웠다.

 

비록 대파구역에서 셋방살이 신세지만

내년에는 이곳을 미나리아재비 꽃밭으로 만들테다.

그래서 남푠헌티 관람료를 받아야징.ㅎㅎ

 

요리보고 죠리봐두 넘나 귀하고 이쁘다.

 

 

꿀벌이 꽃가루에 파묻혀 허우적거린다.

소문이 자자한지 내내 꿀벌들의 방문이 잦다.

 

눈으로 즐기는 텃밭놀이가 얼마나 좋은지...

 

공사자재 운반하고 일하기 쉽도록

토방 아래의 페퍼민트를 다 뽑아냈다.

냥2는 상심한듯 먼산 바라기로

불러도 눈길 한 번 안 준다. 흠~!!

 

 

창호가 들여져있는게 이제 조금씩 공사가 진행됨을 실감한다.

철쭉이며 작약이 흐드러지게 피고

새하얀 공조팝꽃이 눈부신 오월.

 

틈틈이 제초작업도 해야하는데

공사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여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게 되니

여기저기 손길이 미치지 못해서 당분간은 포기하는게 좋을듯...

 

 

일하시는 분들도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꽃들과 새들의 노래로

힐링을 할 수 있으니.

백묘국을 이른 봄에 잘라주지 않았더니

키가 너무 커서 작약이 더 훌쩍 목을 빼고 있는걸까?

 

 

샤스타데이지가 여기저기 피어나기 시작하니

화사해서 아주 좋다.

오월의 뜨락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공사 때문에 드나드는 이들이 많아서

얘들도 심심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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