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저녁산책

꿈낭구 2020. 7. 8. 15:27

오래간만에 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더니

도깨비가지가 무리지어 핀 모습이 예쁘다.

북아메리카에서 건너온 귀화식물인데

꽃은 가지꽃을 닮았지만 줄기와 잎에 가시가 많아

도깨비가지라고 불린다.

이게 바로 울여름별궁의 가지꽃이다.

이렇게까지 많진 않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도깨비가지가

이 구역을 점령했다.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둠이 내리기 전에 들꽃들을 만날겸

서둘러 나왔다.

기생초와 개망초가 한데 어우러진 꽃길이다.

저녁무렵의 개망초는 꽃문을 닫아

영락없이 안개꽃 처럼 보여 탐스럽고 어여쁘다.

낮과 밤의 변신이다.

주변의 초록이들과 어우러져서

한층 청초하고 사랑스럽다.

꽃길을 따라 걷노라니

하늘나리가 반겨준다.

강변의 시원한 바람과 

비 그친 뒤라서 강물이 불어나있어 

징검다리가 아슬아슬하다.

물고기들의 첨벙대는 소리와

새들의 먹이활동으로

강변은 이른 저녁 어둠이 천천히 내려오는데도

부산스럽다.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또 멈추게 만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꽃길이다.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강변의 아파트의 불빛이 하나씩 늘어가는 저녁풍경이

참으로 평화롭고 좋다.

이제 이런 저녁산책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이사를 하게되면 이 좋은 산책코스를 잃어 어쩐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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