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20년 9월 4일 금요일

꿈낭구 2020. 9. 6. 08:39

태풍에 쓰러졌던 이른 사과나무가

겨우 몸을 추스리는가 싶더니만

위기상황이라 여겼던지 꽃을 피웠네요.

꽃받침이 별모양인에 제법 실해보여요.

고운 핑크빛 꽃송이가 넘 귀엽네요.

이미 중매쟁이가 다녀간 꽃송이도 보입니다.

오전시간 꽃송이들이 얼마전 마이삭의 피해를 입은듯

너덜너덜해졌네요.

이미 가을빛이 스멀스멀 내려앉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게 참 딱하기도 하네요.

중매쟁이가 다녀간들 열매가 생긴들

머지않아 잎을 떨구고 겨울채비를 해야할텐데

공연히 헛심 쓰지말라고 말리고 싶지만

애처로움에 그냥 지켜보기로 합니다.

키가 한참이나 웃자란 공조팝나무를 어이하리요.

 

봄날에 꽃이 진 직후에 전지를 했어얀디

한창 공사중이어서 손볼 겨를이 없었던지라

맘놓구 활개를 치며 무성하게 자랐구먼요.

지금 자르면 꽃을 못볼 수 있다하니

늦가을 잎을 떨구기까지는 그냥 참고 봐줘얄듯요.

지난봄에 사다 심었던 황금회화나무가

공사하면서 톱밥을 뒤집어쓰기도 하고

주변의 꽃그늘로 설움을 겪다가

이제서야 기운을 차리고 열심히 자라고 있어요.

햇빛 잘 드는곳으로 골라서 임시로 심어놓은지라

내후년쯤에 제대로 터를 잡아 옮겨심으려구요.

기품있는 학자나무로 무성하게 자라주기를 꿈꾸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오가며 응원을 해줍니다.

아유~! 깜딱야~~!!

냥2의 보호색...

땅바닥인줄 알고 밟게 생겼어요.

얘는 이 꽃그늘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여기서 낮잠을 즐깁니다.

요즘들어 수염이 한 성깔 하는것처럼 빳빳하고

길어졌어요.

누가 뭐래두 여긴 내자리란듯

끄덕없이 단잠에 빠졌구만요.

라벤다와 로즈마리가 바로 곁에서 자라고 있는데

얘도 향기를 즐겨서 여기를 좋아하는지 몰긋네여.

양삼이는 주목아래 납작 엎디어 주인나리 하는 냥을 관찰하나 봅니다.

ㅎㅎㅎ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생각이 나서

얘가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셋 중에서 가장 민첩하고 예민하지만

은근 모델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턱을 괴고 엎디어 쥔장나리 잔디 깎는 모습을 관찰하는 중입니다.ㅋㅋ

 

'어? 그래. 쥔어르신 땀방울에 발등 깨지긋다고?

알써알써. 임마~!

사진 그만 찍고 물 한 잔 갖다드리란거지?

너만 관찰허는거 아니란다.

나도 늬들 속마음 정도는 꿰뚫어볼줄 알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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