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우리에겐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골살이

꿈낭구 2020. 10. 16. 20:39

오늘은 워째 날이 꾸리꾸리했지요?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금세 꾸덕하게 마를텐데

오늘사 말고 하늘이 잔뜩 흐려 으등거리고 있더라구요.

그치만 해가 나지 않으니 

간만에 바깥일을 하기에는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되고

날씨도 선선해서 오래간만에 텃밭에 나가보니

무우가 제법 무성하게 자랐더라구요.

근데...워디서 줏어들은 기억으로는

무우는 잎을 따줘야 무우가 크게 자란다고 한것 같아서

답답할 정도로 무성한 무우잎을 따줬어요.

아고고...보는 제가 다 시~~원 헙니당.

무우청이 연한맛이 없는것 같다고 했더니

형님댁에서 한 줌 얻어온 비료를 조금씩 살살 뿌려줬다네여.

우리집엔 아예 비료라는게 없다보니까

채소들이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억세고 질긴듯 하긴 하더라구요.

글두...무우 보다는 무시래기를 위해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조금씩 흩뿌려줬나봐요.

마침 나무 전지한 가지가 있어서

그것도 태울겸 불쏘시개로 이용해서

시래기를 삶았어요.

두 번에 나누어서 삶았는데 

찬물에 한 번 헹궈서 채반에 이렇게 삐잉~둘러서 널었어요.

해가 안 나서 옥상데크까지 올라갈것도 없이

비라도 오면 얼른 들여놓기 쉽게 다용도실 근처에 두었어요.

아직 남은 잔불이 있어서 토란대도 삶아달라고 했더니만

이렇게 너무 삶아서 뭉그러지게 생겼어요.

작년에 화개장터에서 사온거 봉지째로 내줬는데

이거 워쪼믄 좋아요.

지난번에도 토란대 삶아서 육개장에 넣으려고 삶아달랬더니

완죤 녹아내릴 정도로 오래 삶아서

결국 못먹고 다 내버린 전과가 있었으면서도

이렇게 해놨다고 궁시렁거렸더니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아느냐며 

오히려 제탓인냥...

글두 지난번 보다는 조금 양호해 보여서

일단 찬물에 담가 우려내볼라구요.

너무 흐믈거리면 잘게 썰어서 고기 넣고 

부침개라도 해서 먹을 생각으루다가요.ㅠㅠ

이사했다고 궁금해서 못참겠는지

서울에서 언니들이 조만간 내려온다기에

묵나물 반찬으로 쓸까 하고 꺼낸것인뎅...

나물은 뒷전이고 나뭇가지로 불장난 하는데 

맘을 빼앗긴게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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