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눈오는 날

꿈낭구 2021. 1. 2. 04:42

2020년 12월 30일

자고 일어나니 눈이 이렇게나 많이 내렸다.

새하얀 눈이 반갑기만 한게 아닌것은

딸랑구 출근길이 걱정이 앞선 까닭.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면서도

이곳에서는 자가용이 아니면 출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마땅치가 않은 까닭에 

걱정부터 앞섰다.

야속하게도 날씨는 또 얼마나 추운지

매서운 찬바람에 당혹스러웠다.

주목나무가 흰눈을 뒤집어쓰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야속하게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하니

심란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눈을 치우느라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떠는 남편.

아무래도 아이 차로는 출근이 어렵지 싶다.

냥2는 추위에 잔뜩 웅크리고 

며칠 동안 자취를 감췄던 냥3이가

감기가 잔뜩 들어 눈도 못뜨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렇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었지만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어 안타깝다.

아무리 털양말을 신었대두

이 눈밭에서 얼마나 추울까 요것들도 마음이 쓰인다.

아무래도 남푠이 출동을 해야할것 같은데

냥2의 발자국이 냥2의 동선을 말해주고 있는 옆마당.

매서운 칼바람이 뒷쪽으로부터 몰아치고 있다.

눈을 쓸었는데도 다시 쌓이고 있고

시간은 자꾸 가고 있다.

여기에서 출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곳 까지 

데려다 줘야 할 것인지

아니면 바로 회사까지 태워다 주고 와야할지...

속절없이 시간은 자꾸 가는데

눈은 자꾸 내린다.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는 차를 보니

더더욱 심란하다.

여기저기 거북이 행렬의 차들이 미끄러졌는지

삐뽀삐뽀 소리가 들려오는데

과연 이 난국을 어찌해얄지...

결국 아빠차로 출근시키기로 했다.

다행히 자동차 전용도로로 올라타니

제설작업이 되어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아이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서야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ㅎㅎ

 

집에 돌아오니 눈이 더 내려서 또 제설작업을 해야만 했다.

시골살이가 만만치가 않다는걸 실감하는 아침이다.

눈 치우는 삽이면 족할줄 알았는데

싸리비를 제대로 된걸 마련해얄것 같단다.

추운데 나 혼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나

밖에서 눈구경이나 해야지.

그런데 눈이 더 많이 내려서 발목까지 빠지게 생겼다.

눈꽃이 장관이다.

솜이불을 덮은 나무들

일단은 출근은 시켰으니

이제부터는 맘껏 눈을 즐겨보기로 하자.

나뭇잎 위로 소복소복 쌓인 눈이 넘나 앙증맞다.

화백은 눈 무게에 허리를 숙이고

돌틈 사이에 심은 나무들이 하얗게 아름다운 눈꽃을 피웠다.

동그란 이파리 위에 소복소복 담긴 아이스크림 같다.

사위어가던 꽃들도 눈 이불을 뒤집어쓰고

키 작은 야생화는 눈부신 꽃을 피웠다.

원래 작고 어여쁜 하햔꽃을 피우던 꽃인데...

나무들 마다 제각각 눈꽃이 아름답다.

메리골드의 씨방에도 눈꽃이 피었고

앞뜰의 오엽송은 솜사탕이 주렁주렁

 

역시 주목은 눈이 오니까 존재감이 팡팡~!

쓸어도 쓸어도 쌓이는 눈

 

목화솜 같은 눈꽃들에 정신 팔려서

오전 한나절을 신나게 보낸 하루.

저녁 퇴근 시간에 맞춰 또 한 차례 드라이브는 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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