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즘심은 간딴허게

꿈낭구 2020. 12. 17. 12:12

즘심은 간딴허니 빵식을 하기로 했으니

샐러드를 후다닥 이렇게 준비하는데

가짓수가 많다보니 간딴헌 것이 아녀.

매일 아침마다 식사때 샐러드를 준비하는데

그게 시간이 제법 걸린다.

양배추와 비트는 썰어두니 괜찮지만

미리 썰어두면 무르기 쉬운 채소들은

그때그때 썰어서 올려야 하니

양배추 한 줌 올리고 그 위에

파프리카와 샐러리와 래디시잎과 치커리 올리고

각종 견과류 굵게 다져놓은거 한 스픈에다

오늘은 제주감귤을 사과 대신 넣어주고

새싹보리 분말 대신 풋사과 분말 한 작은 술 올려주고

올리브오일에 발사믹식초와 아로니아청, 레몬청,

다진 적양파와 죽염 약간 넣어 만들어둔 드레싱 두 스픈 넣어주고

발사믹글레이즈로 마무리.

빵 굽는 사이에 커피 내려서

매일 흰눈 처럼 소복하게 올라앉아있던 

리코타치즈가 없으니 뭔가 허전하다.

우유는 있는데 생크림이 없으니

리코타치즈 만들려믄 시내에 다녀와야허니

얼마남지 않은 리코타치즈는 딸랑구 몫으로 남겨뒀는데

그대신 샐러드를 가득 샐러드볼 큰데 담았으니...

햇살 드리워진 창가를 바라보며

느긋한 점심식사를 했다.

화분을 실내로 들였더니

어느새 시클라멘이 꽃대가 올라왔다.

색색으로 제각각이던 작은 화분의 시클라멘을

커다란 둥근 화분에 함께 모아 심어서 이사를 왔더니

갑자기 식구가 늘어 경쟁을 하나보다.

근처에 있던 화분으로 떨어진 씨앗들이 

말간 얼굴을 내밀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커다란 화분 아래 옹색한 자리에 두어 

얘들을 보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서로 사이좋게 잘 지내는듯 해서 다행이다.

키가 멀대같이 커서

아파트에서는 베란다 천장까지 닿아서 

열대우림 분위기를 자아내던 종려를

이사오면서 어쩔 수 없어서 다 잘라서 데려왔는데

새잎이 주름치마 처럼 귀엽게 올라오더니

이렇게나 짙은 초록빛으로 씩씩하게 올라오는 중이다.

실내로 들여오기 전에 날마다 가냘픈 어린 잎에 내려앉던

딱새란 놈 때문에 가장자리 쪽에 흔적들이 남아있다.

아파트에서 많은 화분들을 정리하면서

비교적 공간을 덜 차지하고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것들로 데려왔는데

이 시클라멘은 과연 어떤 빛깔의 꽃을 피울까 궁금해진다.

거의 거실 천장까지 닿을 정도인 해피트리가

햇빛을 향해 자세가 틀어져있어서

반대쪽으로 돌려두었더니 어쩐지 좀 어설프다.

하지만 잎에 기름이라도 바른듯

반짝반짝 윤기나는 잎들이 사랑스럽다.

우리... 겨울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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