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노랑나비 우화 첫째날 오후

꿈낭구 2021. 2. 11. 21:17

나비의 먹이가 걱정이 되어

아이 외출하는데 꽃을 사오랬더니

왁스플라워를 사들고 왔네요.

물꽂이로 피어난 매화꽃 만으로는 마음이 안 놓이는데

지금 울집 거실에 핀 시클라멘에는 꿀이 잘 안 보여서요.

딸랑구가 설 명절 앞두고 빵을 몽땅 사들고 들어왔네요.

식사빵인데 올리브가 들어있는 빵이 맛있다고 했더니

갓 나온 식사빵을 골고루 사왔어요.

빵순이 빵돌이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쥬.ㅋㅋ

명절 전날이라 꽃집은 문을 닫았을것 같아서

로컬푸드에서 꽃이 핀 화분과 꽃을 좀 사오랬더니

하필 개나리쟈스민 화분을 사왔네요.

이 식물에는 꿀에도 독이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나비의 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을것 같아서

거실에 둬야겠어요.

영춘화 처럼 넝쿨지며 자라는 꽃이라서

꽃이 지고 나면 밖에 꽃밭에 심어야겠어요.

그런데 월동이 어려울텐데...

봄에 밖에 심었다가 늦가을에 화분에 옮겨심어

거실로 데려와얄지도 모르겠어요.

호주매화라고도 불리는 이 왁스플라워는

향기가 아주 좋은데 아직 꽃이 덜 핀 상태라서

오래 꽂아둘 수 있겠어요.

집안 곳곳에 나누어서 꽂아뒀어요.

나비가 좀 지나면 서재에서 거실로 날아다닐지도 몰라서요.

향기롭고 작은 꽃이 귀엽고 예뻐서

좋아하는 꽃인데 꽃이 다 피어나면

엄청 예쁘고 풍성한 꽃을 즐길 수 있겠지요?

ㅎㅎ노랑나비가 기운을 차리면

이꽃 저꽃으로 날아다닐 생각을 하니

설레고 흥미로워요.

꽃향기가 달콤해서 나비를 불러들이기에 좋을듯 싶어요.

나비가 어떡하고 있나 궁금해서

서재로 가봤더니

날개를 활짝 펴고 아직도 창문에 붙어있어요.

가까이 다가갔더니 금세 경계를 하며

날개를 접어버립니다.

얘는 노랑나비 수컷인가 봐요.

수컷의 앞날개는 노란 바탕에 날개 바깥 가장자리 쪽으로

검은색 무늬가 넓게 퍼져있고

가운데에도 하나의 검은 점이 있다는데

얘가 수컷이 틀림없어 보이지요?

방충망쪽의 유리창에 이런게 묻어있네요.

나비가 만든게 틀림없는데...

근처에 놓아둔 꿀물은 아직 먹은것 같진 않아요.

날개를 펴고 날기도 했었는지

창틀에 약간 먼지같이 보이는 무언가가 있네요.

아직은 이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것 같아요.

창문 아래 벽에 붙어있다가

다시 햇볕이 따스한 창문에 붙어있네요.

얘를 언제까지 돌봐야할지...

안정기에 접어들었는지

인기척에 금세 반응을 합니다.

배고프면 창틀에 올려둔 꿀물을 먹을지 모르겠네요.

당분간은 모른척 가급적 가까이 가지 않으려구요.

이 노랑나비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겠지만

찾아들어온 손님인데 함께 지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