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때로는 이처럼 간딴허게

꿈낭구 2021. 2. 14. 13:18

점심메뉴

번거로운 샌드위치 보다는

이렇게 먹는것도 간단해서 좋아요.

잡곡밥에 근대된장국

브로콜리와 양배추 무수분으로 찌고

김장때 남겨둔 항암배추 마지막 한 포기 뽑아다가

시골장터 할매표 생두부 얹어서 꼬신맛 즐기기

동태포 부쳐서 한 접시에

김장김치와 톳나물무침.

양지바른 앵두나무 아래에서

어느새 파릇파릇 돋아난 돌나물.

그래그래 알았다.

몇 밤 더 크믄 데려가주마.

여기저기 냉이가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어쭈구리~! 벌써 꽃망울이 생겨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냉이도 있어요.

여기도 냉이 저기도 냉이

눈만 크게 뜨면 냉이들이...

답답했지?

비닐이불 걷어주니 세상 시원하다는듯

항암배추가 반색을 합니다.

그 곁에도 냉이가...

한 줌 캔 냉이와 배추를 뽑아들고

의기양양 주방으로 입성하야

올해 첫 봄 냉이국을 끓였지요.

봄이 가득 담긴 국그릇 속에서는

상큼한 냉이향이 남실남실~~

산수유꽃망울도 세상귀경을 허긋다공...

겁도 없이 고개를 디밀고...

아서라~!

바람이 아직은 차다.

얼렁 문 닫고 들어가그라잉?

성급히 세상밖이 궁금해 머리 디밀고 나왔던 모란이

만만치 않은 찬바람에 꼬실라지려고 해요.

아이와 함께 봄볕 아래에서

목살을 꿔묵기로 했거덩요.

주방에서 먹으면 환기 시켜야하고

아무래도 기름도 튀고 성가신데

이렇게 데크에서 점심을 먹으려니

소풍나온것 맹키로 들뜨나봐요.

언제나처럼 꾀기 굽는 당번은 남푠.

우리는 냥이들과 놀믄서 지달리구요.

ㅎㅎ넘나 재미도 있고 좋은가봐요.

냥이들이 목젖 떨어지게 바라보는게 좀 안됐지만...

글두...얌전히 앉아서 기다리네요.

오늘따라 유난히 햇살이 따사롭네요.

과일나무 전지를 한다기에

어슬렁 어슬렁 감독도 하구요.

근대가 아주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요.

곁에 냉이도 데려가 달라고 아우성.

나른한 오후 아이는 못참고 

라이딩하러 도시 콧바람 쐬러 나가고

그야말로 쟁반같이 커다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그림같은 풍경을 즐깁니다.

언제 날 풀어지면 저 야트막헌 솔숲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했어요.

아침에 해 뜨는 모습에

저녁에 지는 황홀한 노을에

환호성을 하는 우리의 모습이 우스운지

이웃집에서는 맨날 보는 광경이 뭐 그리 대단하냐는듯

오히려 우리를 신기한듯 바라봅니다.ㅎㅎ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공짜로 누릴 수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데요.

점점 내려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선물로 주신 하루를 감사히 여기며

이렇게 또 꿈같은 하루가 지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