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봄비 내리는 뜨락

꿈낭구 2021. 3. 20. 19:55

이틀 전에 거실로 들였던 화분들 중에서

우선 뒷줄만 밖으로 내놓고 

밤에는 혹시 몰라서 비닐을 씌워주고

햇볕 좋은 날 맘껏 기지개를 켜도록 했는데

비가 내려서 간만에 화초들이 봄비샤워로  단장을 했어요.

히야신스 꽃대가 올라오자마자 비세례를 받았네요.

일제히 꽃이 피기 시작하면

달콤한 꽃향기가 얼마나 좋을까

벌써부터 행복해집니다.

얘는 핑크빛 꽃을 피울테고

화려한 파란 빛깔과 흰꽃이 조화롭게 어울리겠죠?

얘는 연핑크빛

얘는 이미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중인데

비를 맞으니 무거워서 쓰러져 눕고 싶은가 봅니다.

거제도 공곶이 마을에서 사온 수선화구근이

달랑 두 송이 꽃을 피웠네요.

수선화는 빗방울의 무게를 어찌 견디나 애처롭네요.
수선화를 볼때면 고향 마을 이웃집 오빠 생각이 나요.
음악실기 시험으로 수선화를 불러얀디 갈촤달라공...
근데...한 소절씩 따라 부르라고 아무리 갈촤줘도
자꾸만 엉뚱깽뚱헌 소리를 내서
답답하다 못해 화가나서 못갈촤준다고 면박을 준 기억이요.ㅎㅎ
음치 인줄 모르고 그땐 저 약올리려고 일부러 그케 부르는줄
알었당게여. 당시에는 타고난 음치가 있다는걸 몰랐당게라.

수선화가 겹꽃만 있어서 홑꽃을 들였는데

키도 작은데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 보기가 어렵네여.

남푠 용돈으로 새로 인터넷구매한 장미인데

고맙게도 싱싱하게 잘 뿌리 내린것 같아요.

잎 보다 꽃이 먼저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가

몇 년 사이에 키가 훌쩍 자랐네요.

진달래꽃이 빗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네요.

솔잎마다 맺힌 빗방울이 송알송알...

절정기를 지난 산수유꽃에 물방울들이 데롱데롱 매달린게 

보석같이 예쁘네요.

홍매가 세상 궁금하다는듯...

참 더디 피어납니다.

밀당을 하나봐요.ㅎㅎ

꽃이 만발하면 벌들이 또 엄청 몰려들겠지요?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했던 영춘화가

이제 소임을 다하고

다른 꽃들에게 바톤을 물려주려나 봅니다.

봄비 오시는 날
복수초가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
담장 아래 이렇게 눈물 같은 빗방울이 흘러내립니다.

이제 꽃잎이 지고 있어요.

꽃잎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것도 신기합니다.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아쉽지만 작별을 준비해야겠군요.

사랑스런 모습을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지요.

꽃잎을 떨구고 씨방이 여물어가는 복수초와

이제 세상구경을 하겠다며 고개를 내민 꽃봉오리가

나란히 봄비를 맞고 있네요.

모란이 꽃봉오리가 생겼네요.

이렇게 수수한 모습에서

어떻게 그토록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자두꽃이 피었어요.

추희자두를 좋아해서 젤 먼저 사다 심은 자두나무인데

정작 벌레들 등쌀에 자두 하나를 여태 못먹어 봤네여.

하지만 이렇게 꽃으로만 즐겨도 좋아요.

작은 꽃송이가 비에 젖은 수피와 대조적이라서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랑스런 꽃망울들이 다 피어나면

얼마나 뒷뜰이 화사할까요.

야무진 꽃송이에 수정구슬이 영롱합니다.

송이송이 눈꽃송이 같지요?

비를 이렇게나 흠뻑 맞았는데도

향기가 너무 좋은 매화꽃.

옆으로 봐도 이쁘고

위에서 바라봐도 멋지고요

매향이 그득한 뒷뜰에서

한참을 머물고 싶어졌어요.

강전정을 해서 나무의 회춘을 기대하는데

다른 해 보다 매화나무가 좀 어설프네요.

잎과 꽃이 만날 수 없어 애달픈 상사화도

이 비가 그치면 키가 훌쩍 자라겠지요?

마가목이 뽀시락 뽀시락 움이 트기 시작합니다.

어서 자라서 빨간 열매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쓰담스담.

라벤다가 어쩌면 회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죽은듯한 가지끝에서

새잎이 기지개 켜면서 나왔네요.

지난 겨울 추위로 고생이 많았으니

더 많이 예뻐해줄라구요.

백도화가 순백의 꽃을 피울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울큰형님댁에서 주신 백도화인데

올해는 탐스런 꽃으로 봄을 맘껏 즐길 수 있을것 같아요.

동백나무와 키재기를 하려는지

진달래가 키가 훌쩍 자랐어요.

열심히 자라면 언젠가는 담장 위로 꽃을 감상할 수 있을테지요?

언뜻 보니 핑크공주가 이쁜 드레스를 입고 

춤 추러 가는 모습처럼 보여요.ㅎㅎ

납작 엎디어 피어나는 춘란에게도 

따뜻한 응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냥2와 냥3이는

앞발을 너무나도 공손히 모으고

이렇게나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것이

저녁시간이 가까워졌나 봅니다.ㅎㅎ

오묘한 빛깔의 현호색이 꽃을 피웠어요.

봄비 내리는 날 제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 들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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