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비 그친 후의 봄빛 개암사

꿈낭구 2021. 5. 27. 19:40

개암사 죽염을 사는게 오늘의 주 목적이었기에

언니의 부탁으로 자죽염과 요리용 죽염과

양치용 죽염까지 사고

여기까지 왔으니 개암사까지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저수지를 끼고 벚꽃길이 이어지는데

봄날 벚꽃이 피면 이 좁은 도로는 주차장이 되고 말아서

꽃만 보며 차로 입구까지도 못가고 되돌아 나와야만 했었는데

이렇게 한적한 벚나무길을 

우리만 실컷 즐길 수 있다니 넘 좋았어요.

비가 내린 뒤의 청량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싱그럽고 너무 좋아요.

오늘은 절 입구까지 가보기로 했지요.

아니...그런데 주차장도 널찍하게 새로 생겼고

이렇게 걷는 길도 숲으로 나 있어서 내려서 걸어보기로 했어요.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고요한 산사에 이름모를 산새들만 지저귀네요.

울창한 나무 사이로 

저 멀리 범상치 않은 바위산이 보입니다.

우와~!

녹차밭에서 시선을 들어올리자

멋드러진 울금바위가 펼쳐져 있네요.

초록비단을 깔아놓은듯

푸르른 녹차밭이 아름다워요.

천천히 아름다운 풍경들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걷노라니 절 입구가 나왔네요.

예전에 왔을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새로 정비된 모습이네요.

몇 해 전에 가을 단풍때 언니들과 함께

잠깐 이 나무 아래까지 와서 사진을 찍었던 생각이 나네요.

깔끔하게 단장한 산사 뒤로 

멋진 바위산이 보입니다.

 

돌축대가 하늘과 바위와 산 능선과

대웅보전의 지붕만 내어주며

오르기를 재촉하네여.

언젠가 저기까지 올라가보리라...

대웅보전의 추녀 끝에 길다란 받침목이 이색적입니다.

우아한 부채꼴 모양을 그리는 배롱나무의 자태가

여름날 다시 찾아오고 싶게 만드네요.

너무나 많이 달라져서 조금 아쉬웠어요.

다시 돌아 나오는 길.

지난 봄 벚꽃으로 몸살을 앓았을 이 길이

푸르른 잎으로 손을 흔드네요.

가을빛에 물든 이 길을 다시 오마고 작별을 했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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