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다짐

꿈낭구 2011. 11. 2. 15:24

 

어느새 달랑 두 장 남은 달력.

정말 세월이 빠름을 실감합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날들을

보람있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동안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것을 배우느라

집안일도 친구도 심지어는 언니들과의 시간까지 저당잡힌채

열공을 했더랬죠.

 

이제 어제로 그 중 하나의 과정을 끝마치고

모처럼 오늘 여유로운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지요.

온전한 하루를 얻게된 오늘

하고싶은것은 많고... 시간은 자꾸 달려가고...

무엇을 해얄지 몰라 이것 찔끔 저것 찔끔~ㅋㅋㅋ

가을분위기로 집안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대충 읽다 접어둔 신문 스크랩도 하고

읽고 싶었던 책도 들춰보며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오후 두 시가 훌쩍 지났네여.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회색빛입니다.

이런날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생각나요.

굳이 옛추억을 떠올리며 턴테이블에 레코드를 올려봅니다.

역쉬~ 이렇게 듣는 음악이 맛이 난단 말씸.

CD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구요.

 

 

이왕 내친김에 피아노 앞에 앉아볼까 딸아이 방으로 들어갔더니만

피아노 의자가 딸랑구 책상 아래 있어요.

공부하며 발을 올려놓는 용도로 바뀐지 오래구먼요.ㅎㅎㅎ

얼마만인지...악보따로 맘따로 손따로...

아파트로 이사온 후로는 눈치보여서 섣불리 건반을 두드릴 수 없었기에

 그나마도 제가 피아노 앞에 앉아본게

울신랑 파트연습 시키느라 앉았으니

생각해보니 일 년이 넘었더라구요.

것두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악보와 파트별 연습까지 해결이 되었으니...

가끔 딸아이가 쉬는날이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모짜르트를 연주하기가 고작이니

유난히 영롱한 소리였던 울집 피아노도 조율사의 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네요.

그동안 중단했던 성경필사도 이제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어깨 아프면서 중단을 한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성경필사할때 늘 앉아서 쓰던 전용 반신욕기가

이렇게 꽃꽂이를 한 꽃병차지가 되었으니...

이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무뎌진 영성을 회복해야겠어요.

영어로 필사하면서 부터는 욕심내지말고 천천히 쓰자 맘먹은게

너무 게으르고 나태했나 봅니다.

일주일에 한 번도 그냥 넘긴게 벌써 몇 주째였던가

생각해보니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이제부턴 산에도 부지런히 가고

자연속에서 심신을 가다듬어 보리라 계획도 세워봅니다.

그동안 너무나 분주해 과연 이런 하늘을 몇 번이나 올려다 보았던지요.

베란다의 화초들과도 눈을 맞추고

모처럼 새와 물고기와도 한참이나 놀았어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한편으론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걸 실감하며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쁨으로

그래도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들에 뿌듯했던지

울신랑 오늘은 맛난걸 사준다네여.ㅎㅎㅎ

몇 주 전에 이 길을 걸으며 참 좋았었는데

이제 얼마나 가을이 깊어졌는지 궁금합니다.

노랗게 물든 목백합 울창한 이 숲길을 함께 걸어보고 싶네여.

 그동안 불성실한 아내를 눈감아 준 고마움에  보답하는 의미루다

오늘 저녁은 거하게 마련을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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