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폭망한 영농

꿈낭구 2021. 10. 5. 19:08

담장 아래  취나물이 하얗게 꽃을 피웠어요.

어느새 취나물 구역에 슬그머니 들어와 사는 맨드라미를

이제서야 발견했네요.

이 많은 취나물 씨앗들이 떨어지면 내년 봄에 

취나물 들고 장에 나가얄지 몰긋어라.ㅋㅋ

날씨가 서늘해지니 철쭉꽃이 봄인줄 알고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구절초가 함박웃음으로 자기도 좀 봐달래여.

미국구절초도 심었는데  좀 지나면 환하겠어요.

울딸랑구 좋아하는 고수도 하얗게 꽃이 피어

가냘픈 몸이 바람에 흔들릴때 마다

향기(?)를 내뿜고 있어요.

숨은그림 찾기.

메리골드와 부추 사이에 커다란 사마귀가 놀러왔네요.

배가 불룩한게 알을 낳으려고

알집을 만들 나무를 물색중인가 봅니다.

가을이면 여기저기 사마귀들의 둔한 움직임을 볼 수 있어요.

그걸 또 놓치지 않고 노리는 냥3이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앞발로 건드려보다가

장난감 처럼 갖고 놀다 머리만 남기고 

결국 다 먹어치우더라구요.

하지만 새끼를 품은 사마귀의 공격도 만만치 않아요.

아직은 보호색으로 잘 눈에 띄지 않으니

어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음 좋겠네요.

토마토 씨가 떨어져서 저절로 자랐나봐요.

어쭈구리~!! 토마토도 제법 주먹만하게 달렸어요.

울집 김장채소는 폭망했쓰용.

넘치는 열정??

과욕이 부른 대 참사의 현장을 보실래여?

형님댁에서 얻어온 금비인지 은비인지

암튼 잘 모르긋지만 그걸 잘 자라고 있던 항암배추 밑에

조금씩 놓았다는데 시름시름 앓고 하나 둘 드러눕기 시작한 채소밭에서

망연자실...의욕상실하여 혼자 고민을 했었단디

배추흰나비 날아들어 알을 낳지 못하게 한다며

한냉사를 씌워두고 안심한 동안에

생각지도 못했던 침입자가 있었으니...

상심한 남지기 새로 모종을 뒤늦게라도 심어보긋다며

모종을 사다 심으려고 한냉사를 벗겨내고 보니

그나마 비료의 피해를 덜 입은 배추들이 노랗게 속이 차기 시작하는걸

거세미나방 애벌레가 맛있는 속깡만 죄다 이렇게...

유난히 꼬숩고 맛있기로 유명한 항암배추의

그 부분만을 초토화 시킨 고약헌 녀석의 흔적입니다.

즉결심판에 처했다지만

배추의 회생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거세미나방이 한냉사의 수혜자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지요.

녀석은 생김새도 기분나쁘게 생긴데다

낮에는 땅속에서 잠을 자다가

밤에만 기어나와 이렇게 뜯어먹고 푸짐헌 볼일꺼징 보고

다시 땅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고약헌 넘이지요.

소생 불가능한 배추를 뽑아내고

새로 사온 어린 배추모종을 심었는데

내년 봄에나 봄동으로 먹을 수 있으려나...

오잉??

배추만 그런줄 알았등만

무우청도 황금빛 아우트라인이 생겼네요.

아무래도 수상쩍어 여기에도 혹쉬??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얼씨구~!! 그렇담 이 쪽파도...

요즘 한사코 저를 밖에 못나오게 한 이유가 있었구먼요.

김장 비용을 몽땅 물어내얄 상황 때문이 아니라

전원생활을 꿈꾸며 미리 도시농업 기초과정을 거쳐

전문가 과정까지를 마친 사람으로서

자존심의 스크래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거죠.ㅎㅎ

까이꺼 울 세 식구가 먹으면 월매나 먹는다공

그케 고민을 헌다요잉.

요참에 김장은 가뿐허니 쪼까만 허고

봄부터는 사먹음 되잖긋냐고 위로를 혔구만이라.

의욕상실증임을 이 텃밭이 말해주고 있네여.

저절로 자란 참외가 맛이 맹탕이랬더니

따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가 잦은 비로 녹았는지

줄기는 흔적도 없어지고 노란 참외만 덩그러니 남았네요.

ㅎㅎ이 쪼꼬미들이 과연 얼마나 자라줄지 몰긋지만

실패를 거울삼아 잘 키워내리라 믿어요.

얘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혹시 접시꽃??

새들이 물어가다 떨어뜨린 것인지

바람에 날아와 싹이 터서 자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데 제법 때깔도 그럴싸허네여.

궁금해서 일단 두고 보기로 했구만요.

케일과 배추 모종인지...

암튼 요즘 조석으로 물을 주며 안부를 여쭙고 있구만요.

창고 속에 작년 남은 땅콩이 올 가을 수확한것 보다

훨씬 많네요. ㅎㅎ

땅콩은 묵어도 껍질째로 이렇게 잘 간수하면

몇 해가 지나도 변질이 없더라구요.

벗겨서 땅콩알로 보관하며 쩐내가 날텐데

피땅콩 상태로 이렇게 잘 보관해두면

두고 먹을 수 있어서 좋답니다.

작년에 갈무리 해둔 무시래기도 조만간 삶아서

요리를 해야긋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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