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공간

봄 바람난 년들

꿈낭구 2022. 4. 11. 00:56

 

봄 바람난 년들  /  권나현

 

보소!

자네들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말 매화년이

바람이 났다네

 

고추당초 보다

매운 겨우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녘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닥댕께

안 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말도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 대는디

아랫말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쩍 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 마른

제비꽃 년들 까정

난리도 아녀라

워매 워매~

쩌그

진달래 년 주딩이 좀보소?

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만

 

그려~

어쩔 수 없제

잡는다고 되겄어

말린다고 되겄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 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께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 한 

낮짝 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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