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이른 아침 편백숲 산책

꿈낭구 2023. 3. 14. 15:32

2023년 3월 14일 화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온천에 다녀오기로 했는데

찌뿌둥한 몸인데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좀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도 약속했으니 일어나서 주섬주섬 챙겨들고 

어둠을 뚫고 달려갔더니 우리가 첫 손님인듯...

코로나 때문에 새벽 온천욕을 하다 보니

그래도 조금은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온천욕을 마치고 나올 즈음에서야

슬슬 손님들이 오기 시작한다.

투숙객들 아니면 근처 마을 주민들이 아닐까?

근처의 편백숲을 걷기로 했다.

해가 떠오르며 나무 사이로 아침햇살이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숲길을 걸으니 상쾌하다.

파란 하늘과 쭉쭉 시원스럽게 뻗어 자란 울창한 편백숲이

넘나 아름답다.

숲속길을 걷노라니 딱다구리 소리도 들리고

맑고 청아한 이름모를 새들의 노래소리도 들린다.

숲속에도 어느새 봄이 찾아온듯...

매화꽃 향기가 우리를 반기는가 하면

길가 풀숲에는 파릇파릇 쑥이 올라오고 있다.

절벽 같은 암반에 이렇게 뿌리를 내린 주인공은 누구일까?

정말 대단한 생명력이다.

반환점에 다다르자 매화 향기가 가득하다.

저 멀리 보이는 능선도 아름답고

한참을 걸었더니 배가 고프다.

서둘러 나오느라 간식을 챙기지 못한 탓에

배고픔을 참아내려고 들숨날숨에 꽃향기를...ㅎㅎ 

 깊은 산중인데도 꽃이 이렇게 핀 걸 보니

우리집 청매 보다 훨씬 꽃이 많이 피었다.

확실히 남쪽은 남쪽지방 인가 보다.

울집 청매는 언제쯤 이렇게 소담스러운 꽃을 피울까?

내려오는 길에 저 멀리 뭔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

길냥이 두 마리다.

이 숲 근처의 사유지에 사는 고양이들 인듯...

얘들은 이 숲을 찾는 사람들 때문인지

크게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살짝 피하는 듯 하다가 다시 살금살금 다가온다.

하지만 아무것도 줄 게 없다.

두 마리가 서로 뒹굴며 노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보며 놀았다.

고양이 두 마리 말고도 길 아래 마당인듯 보이는 곳에는

강아지들이 어미 젖을 먹고 있다.

지난번에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내용이 써 있더니만

아직 누가 데려가지 않은 모양이다.

근처에 아침부터 우렁차게 꼬끼오~~!!

온 산에 메아리쳐 울리도록 우렁찬 장닭의 포스는

정말 대단해보였다.

토종닭도 있고

개와 강아지들도 있고

고양이들도 있는 걸 보면

여기 이곳을 별장으로 쓰는건 아닐까 싶은데

야생성이 있으니 알아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일까?

고양이들이 어딘가로 쫄랑쫄랑 가더니

길가 물웅덩이에서 물을 먹고 있다.

저런...깨끗한 물을 먹어야 할텐데...

그러고 보니 새벽에 일찍 나오느라

울집 냥이들 밥을 챙겨주지 못하고 나온 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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