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7월 27일 목요일 오후
그동안 참 어지간히 내린 비로도 부족했는지
또 이렇게 심술을 부린다.
모처럼 해가 떠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비 설거지를 하느라 바빴는데
갑자기 거짓말처럼 하늘이 변장을 하더니
굵은 빗방울이...
파라솔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광풍을 동반한 거센 비가 예고도 없이
갑자기 순식간에 퍼붓기 시작하니 정신이 없었다.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우박 소리처럼 요란한데다
회오리바람처럼 요동치니 타프가 춤을 춘다.
이런 일은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처음 겪는지라 무섭기도 하고 그저 허둥지둥...
2층 계단의 창문을 닫으러 뛰어 올라가니
이미 빗방울이 안으로 들이치기 시작했고
바람과 굵은 빗줄기로 갑자기 싸다구를 맞은
이 창문의 방충망도 놀라서 이상한 소리를 내지른다.ㅠㅠ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비 설거지를 하고 나서야
유난히 힘든 올여름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잠시 쉬려는 찰나
심술궂게도 다시 아기 주먹만 한 빗방울이
방충망을 통해 유리창에 떨어지면서
묘하게 을씨년스러운 연주를 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기후변화의 심각한 사태를 요즘
너무 자주 경험하다 보니
우리 다음 세대들이 걱정이 된다.
23년 7월 28일
오늘은 수술한지 3개월째.
병원 진료를 받으러 오전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따가운 햇볕에 도시는 숨을 헉헉대고 있다.
요즘 다시 코로나가 재확산 조짐이 보인다니
순서를 기다리느라 가득한 환자들 틈에 끼어 있으려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거의 두 시간에 걸쳐서야 끝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
우와~!!
잠깐인데도 귀가 오그라질듯 뜨거운 열기가...
그동안 이런 가마솥 더위를 어찌 그 긴 세월 견디며 살았을까
분지인 이곳 도심속의 폭염의 위력이
이렇게나 어마무시 했었구나 싶다.
시원한 소바라도 먹고 들어갈까 했었는데
급한 장보기만 하고 서둘러 귀가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창문도 모두 닫고
버티컬도 완전히 내려두고 다녀왔더니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니 서늘~~하다.
그것도 엄~~~~청~~~~!!!!!!
하지만 바깥은 따가운 햇볕의 기세가...
새끼 고양이들이 그늘을 찾아 나름 이렇게.
화분에 물을 줘야 하는데
단잠을 깨울 수 있나.
유난히 식탐이 많던 깜순이가 어제부터 사료도 잘 안 먹고
어찌 수상쩍더니 이렇게 곤한 잠을 자고 있다.
어디가 아픈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꼬리가 이렇게 짧고 뭉툭하게 태어난 삐돌이도 걱정이다.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새끼 고양이들이
부디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는데...
자리를 옮겨가며 자세를 바꿔 혼곤한 잠에 빠진 냥이들.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봤다.
이 폭염에 털옷을 입고 너희들도 정말 힘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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